'실수 연발' 한화…류현진 인내심 테스트?

[한상숙기자] 한화 류현진이 또 패전투수가 됐다. 7.2이닝 8피안타 9탈삼진 5실점(2자책). 실수를 연발하는 허술한 야수진 때문에 도무지 경기를 이끌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불운의 연속. 어느덧 8패(5승)째다.

류현진은 1회 세 타자를 연속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2회초 이대수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뽑아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2회말 이호준과 박정권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몸쪽으로 던진 직구가 연달아 안타로 연결됐다. 이후 정근우의 희생번트, 조인성의 땅볼로 2사 2, 3루가 됐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이닝이 종료되는 상황.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다음 타자 박진만의 평범한 뜬공 타구가 2루수와 중견수, 좌익수 사이에 떨어졌다. 야수들이 모두 달려왔으나 아무도 공을 잡지 못했다. 그사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와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최윤석을 6구째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음 실점도 엉성한 수비 때문이었다. 5회말 1사 후 박재상의 좌중간 쪽 타구를 중견수 추승우가 잡아 송구했으나 2루를 크게 벗어났다. 그사이 박재상은 여유 있게 3루에 안착했다. 이후 최정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박재상이 홈을 밟아 점수는 1-3으로 기울었다. 마운드에 선 류현진의 의욕을 앗아가는 실책이었다.

6회초 이대수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어 2-3이 됐다. 류현진은 6회말 박정권과 정근우, 조인성을 단 8구 만에 연속 범타로 처리하면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7회초 야수들이 또 득점 기회를 날리면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7회초 1사 1, 3루에서 도루를 시도하던 오선진이 2루 베이스 앞에서 허무하게 잡혔다. 이어 대타 이여상마저 박희수의 135㎞ 높은 투심에 헛스윙을 휘두르며 찬스를 놓쳤다. 8회초 볼넷으로 걸어나간 첫 타자 장성호가 투수 견제 때 아웃되기도 했다.

8회말 1사 1루에서 2루수의 악송구 때문에 2, 3루가 됐다. 이어 박정권의 2타점 우전 적시타가 터져 2-5로 벌어졌다. 류현진은 이후 양훈으로 교체됐고, 결국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를 보기 위해 외국 스카우트들이 몰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시카고 컵스, 이대호가 뛰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스카우트가 문학 구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날 한화가 보여준 플레이는 고교야구 수준이었다. 계속된 실책성 플레이에 눈을 질끈 감으면서 하늘을 바라본 류현진의 모습이 그들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