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또 침묵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긴장했거나 힘이 풀렸는지 슈팅은 골대를 한참 벗어나거나 수비에 맞고 나왔다.
FC서울의 외국인 공격수 데얀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19골을 넣으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역대 외국인 최다골인 통산 110골로 K리그 새 역사의 중심에 섰다.
몰리나와의 콤비 플레이는 위력적이다. 19골 중 14골을 몰리나와 합작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데몰리션 콤비'다. 두 외국인선수가 서울 공격의 핵인 셈이다.
그런데 데얀은 유독 라이벌 수원만 만나면 작아진다. 2008년 이후 수원과 11경기에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2008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결정적인 골 장면에서 헛발질을 하며 우승을 날려버린 아픈 기억도 있다.
데얀이 침묵하면서 서울도 수원을 만난 최근 5경기(FA컵 1경기 포함)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상한 징크스다. 최용수 감독은 18일 수원과의 일전을 앞둔 지난 16일 미디어데이에서 "스타는 결정적일 때 빛난다. 데얀이 이번에는 꼭 해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1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서울-수원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8라운드. 변함없이 데얀은 선발로 나섰다. 연패를 끊기 위해 최 감독은 그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다.
데얀은 골을 위해 쉼 없이 움직였다. 그러나 전반 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결정적인 슈팅이 골키퍼 양동원의 다리 선방에 막혔다. 상황은 계속 꼬였다. 35분에는 헛발질을 하며 기회를 날렸다. 후반 20분에는 결정적 슈팅이 또 수비에 막혔다. 8개의 슈팅을 난사했지만 영양가는 없었다.
결국, 최용수 감독은 후반 28분 데얀을 빼고 정조국을 투입했다. 믿음으로도 안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서울도 데얀이 침묵하면서 0-2로 또 수원에 패하며 쓴 잔을 마셨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