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선발 등판에 지장 없게 몸 관리 잘 해야죠."
KIA 윤석민이 이번에도 팀의 위기 상황에서 중책을 맡았다. 팀 불펜 투수인 최향남과 양현종이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어 윤석민이 임시 마무리를 맡는다. 기간은 이번 주까지로 한정적이다.
그러나 윤석민에게는 적지 않은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다. 팀 성적과 자신의 몸 상태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그는 에이스답게 "어디서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최향남과 양현종이 나란히 복통을 호소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선동열 감독은 고민 끝에 마무리 공백을 16일 LG전부터 경험 많은 윤석민에게 임시로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KIA가 LG에 끌려가다 3-10으로 지는 바람에 윤석민이 나설 일은 없었다.
2005년 데뷔한 윤석민은 2006년까지 불펜 투수로 뛰면서 2년 동안 8승 10패 26세이브 9홀드를 기록했다. 선발 기회를 잡은 2007년 첫 해 7승(18패)을 올렸고, 2008년에는 14승(5패)을 기록하면서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후에도 윤석민은 팀 사정에 따라 이따금 구원 등판을 해야 했다. 데뷔 후 지금까지 온전히 선발로만 뛴 시즌이 없다.
이번에도 팀 불펜에 공백이 생기자 선동열 감독은 윤석민을 호출했다. 윤석민은 "내가 선발과 불펜을 오간 경험이 있어 감독님께서 그런 결정을 내리신 것 같다"며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석민은 올 시즌 19경기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 중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다행히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조금 더 올라와 자신감이 커졌다. 윤석민은 후반기 3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시점에서 마무리로 뛰려면 어느 때보다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중간에도 몸을 풀어야 하니까. 관리 잘해서 다음 선발 출전에도 지장 없게 할 것이다"라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마무리 윤석민'뿐 아니라 '선발 윤석민'으로서의 책임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KIA는 마운드만 문제인 것이 아니다.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이 나란히 1군서 빠져 중심타선마저 붕괴했다. 이에 윤석민은 "팀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기에 공격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투수로서 생각해보면 큰 문제는 아니다. 타자들이 없다고 불안해 하면 안된다.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석민은 "마무리로 1∼2경기 나가는데 혹시 결과가 안 좋을까봐 걱정된다.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며 에이스로서의 의젓한 책임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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