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스포츠의 '영웅' 박태환(23, SK텔레콤), 장미란(29, 고양시청), 진종오(33, KT)가 2012 런던 올림픽 일정을 마쳤다.
세 선수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모두 한국 올림픽 역사의 중심이자 영웅이라는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금메달, 은메달을 따냈고, 이번 런던 대회에서도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며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에서는 부상 후유증 등으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그녀가 보여준 마지막 투혼은 국민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시작으로 런던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런던에서 금메달 2관왕에 오른 진종오는 특히 2008년, 2012년 2회 연속 50m 권총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종목 2연패를 일궈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또 하나의 공통점. 이들은 각 종목에서 '절대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경쟁자는 없다. 오직 자신과의 싸움만 있을 뿐이다. 이들은 각 종목의 중심으로 군림하며 위상을 높였고 종목의 흥행을 주도했다. 이들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마지막 공통점. 이들 영웅들의 '다음 발걸음'이다. 이들이 다음 올림픽에 나서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들이 땀과 열정으로 지켜온 각 종목의 다음, 바로 종목의 미래다. 올림픽 영웅이자 그 종목의 절대적인 존재이기에 이들은 자신의 종목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 영웅들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바로 종목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다음 주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들은 여전히 각 종목의 전면에 나서 지속적으로 명예와 인기를 독차지할 수 있다. 그럴 능력도 있고 환경도 조성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후배들을 위해 한 발 물러서려 한다. 개인의 명예와 인기를 이어가려 노력하기보다 후배들이 빨리 성장하도록 도와 종목 전체의 지속적인 명예와 인기를 유지시키려 하는 것이다. 영웅들의 '아름다운 다음 발걸음'이다.
런던 올림픽 모든 일정을 마친 후 박태환은 "한국에는 (올림픽) 결선에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이번 런던에서도 그 가능성을 보였다. 수영연맹 등이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또 세계적인 대회를 보면 수심이 국제규격에 잘 맞게 돼 있다. 하지만 한국 수영장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 수영의 문제는 거기에 있다. 수영장의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이 진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역설했다.
장미란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런던에서 베이징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렸을까 염려가 된다. 국민들의 응원에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국민들이 한국 역도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받았던 만큼 역도 후배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진종오는 서서히 자신의 비밀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겠다고 했다. 진종오는 "솔직히 그동안 후배들에게 너무 비밀 기술들을 숨겨왔다. 지금 당장 100% 공개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1~2개씩 후배들에게 알려주면서 공유를 하고 싶다. 한국 사격의 맥이 끊이지 않고 효자종목으로 남을 수 있도록 후배들을 돕고 싶다"며 후배 양성에 공을 들일 것이라 밝혔다.
자신의 영광만이 아니라 종목 전체의 영광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는 박태환, 장미란, 진종오. 이들 올림픽 영웅들의 '아름다운 다음 발걸음'이 국민들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들의 성적이 좋든, 좋지 않든, 국민들의 영원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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