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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닮은꼴' 이만수-기옌의 말실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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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감독이 말 실수를 많이 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후회했다. 1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감독이 제대로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말을 적게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평소와 너무도 달랐다. 경기 전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낼 때면 항상 의기양양하고 활기찼던 이 감독이다. 기자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주먹을 맞부딪히는 '미국식 인사'도 즐겼다. 그런데 전반기를 되돌아보면서 갑자기 '감독이 제일 못했다'고 자책한 것이다.

야구 감독의 사과, 그것도 말실수로 인한 사과란 점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아지 기옌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떠벌이'로 거침없는 독설을 자랑하는 기옌은 지난 4월 초 큰 파문을 일으켰다. 쿠바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에 대해 공개적으로 호감을 밝혀 거센 반발을 샀다. "그토록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카스트로를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썼다.

본거지인 마이애미는 히스패닉계가 유독 많은 '라틴 시티'다. 특히 쿠바의 사회주의 체제에 염증을 느껴 망명한 이민자들이 상당수다. 마이애미의 반 카스트로 단체들은 곧바로 기옌의 사퇴 촉구 시위에 나섰고, 견디다 못한 기옌은 공개 사과까지 했다. 그래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말린스 구단은 자체적으로 기옌에게 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 감독의 말실수는 기옌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일단 정치적인 논란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 감독은 구체적으로 어떤 말 실수를 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논란이 된 발언은 몇 번 있었다. "감독을 위해 이겨달라"거나 "8월 말까지 5할승률에서 18승을 더 올리자" 같은 말이 그것이다. 선수단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많은 팬에겐 곱게 들리지 않았다. "감독을 위해서"라는 주문에는 생뚱맞다는, "플러스 18승"이란 요구에는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자신의 발언이 괜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선수단도 극심한 침체에 빠지자 이 감독은 느낀 게 많은 듯했다. 그의 얼굴엔 웃음기가 싹 가셨고, 말 한 마디를 하는 데 무척 고심했다. "마치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의 표정"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 감독과 기옌은 사실 모르는 사이가 아니다. 과거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이 감독은 2000년부터 7년간 불펜 포수코치로, 기옌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감독으로 화이트삭스에 재임했다. 둘이 함께 한 기간이 3시즌이니 서로가 잘 안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거나 화를 참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덕아웃에서 경기 중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는 이 감독의 모습은 기옌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두 사령탑이 각각 지휘하는 SK와 마이애미는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아성에 도전할 것이란 기대를 받은 SK는 17일 현재 5위에 처져 있다. 1위 삼성과는 5.5경기 차다. 지난 겨울 호세 레예스, 마크 벌리, 히스 벨 등을 줄줄이 영입해 '큰 손'으로 변신한 마이애미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워싱턴에 무려 9경기 뒤진 4위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다.

사실 이 감독의 말실수는 성적이 좋았다면 큰 논란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 SK가 연패에 빠지면서 몇몇 발언이 유독 부각된 측면도 있다.

8연패를 끊고 최근 분위기 반전을 이룬 이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도 투수들과 야수들이 잘해줘 고맙다. 막판에 상승세를 타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래저래 올스타 휴식기 이후 SK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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