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삼성 3루수 박석민이 웃다 울었다. 멋진 호수비가 파울로 판정 번복이 된 후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되는 실책을 범했기 때문이다.
12일 대구 삼성-LG전. 삼성이 3-2로 리드한 가운데 6회초 LG 공격에서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2사 1루에서 4번타자 최동수가 삼성 선발 차우찬의 초구를 받아친 것이 빗맞아 3루 파울선상으로 굴러갔다. 이 볼을 박석민이 재빨리 뛰어나와 3루 베이스 앞에서 글러브에 담았고, 군더더기 없이 유연한 러닝스로로 최동수를 1루에서 아웃시켰다.
LG의 공격이 끝나고 이닝이 바뀌어 삼성 수비수들은 덕아웃으로 철수했다. 그런데 이 타구를 두고 LG 벤치는 즉각 항의했다. 박석민이 볼을 잡는 위치가 파울 지역이었다는 것. 3루심은 페어로, 구심은 파울로 엇갈리게 판정해 다소 혼란이 있었다. 하지만 타구의 위치를 앞에서 정확하게 볼 수 있었던 구심이 파울임을 인정하고 LG의 항의를 받아들였다.
삼성 선수들은 다시 수비를 하러 나와야 했고, '죽었다 살아난' 최동수는 다시 타석에 섰다. 그런데 최동수가 3구째 친 공이 이번에도 빗맞아 3루쪽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깊숙이 수비하고 있다 뛰어들어온 박석민은 늦었다고 판단해 맨손으로 공을 주워 급히 1루로 송구했다. 그런데 너무 서두르다 악송구 실책이 돼 공은 우측 외야쪽으로 흘렀고, 1루 주자였던 박용택은 이 사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최동수의 내야안타에 이은 박석민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되며 단번에 3-3 동점.
박석민은 분에 못이겨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팽개치는 등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실책은 이미 나온 상황이었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있던 차우찬은 동점 허용과 함께 곧바로 정현욱과 교체돼 씁쓸하게 물러나야 했다.
최근 삼성 타선 가운데 가장 화끈한 방망이를 휘두를 뿐 아니라 이날 실책 이전 수 차례 호수비 퍼레이드를 벌이던 박석민이다. 판정 번복이 그저 야속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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