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43) 감독의 마음에서 런던 올림픽 성적은 지워진 지 오래다. 성적에 초점이 맞춰지면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설정된 목표보다는 팀이 하나로 움직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간 올림픽에서 한국은 8강을 넘어서본 일이 없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최고의 성적이다. 월드컵에서 4강을 이뤄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림픽은 여전히 한국 축구가 넘어서야 할 대회 중 하나다.
홍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올림픽은 부담의 끝을 달리는 대회다. 메달권에만 진입하면 '병역혜택'이라는 달콤한 유혹이 숨어있다. 이미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유혹에 휘말려 결승 진출에 실패한 선수들이 펑펑 울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것을 직접 지켜봤다.
때문에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성적보다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겨내고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홍 감독은 10일 오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훈련을 마친 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며 성적보다는 그간 잘 만들어온 대표팀이 실력을 발휘하도록 힘을 쓰겠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부터 선수들과 함께 해온 홍 감독의 시선은 런던 올림픽에서의 화려한 마무리다. 멕시코, 스위스, 가봉과 한 조에 묶여 예선 통과부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할 상대들도 아니라 방향을 잡기가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홍 감독은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예상 성적도 없다" 현재는 힘을 빼고 오직 팀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오는 14일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대표팀의 단점이 드러나기를 바란다며 "부족한 부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남은 기간 보완할 수 있다"라고 마지막까지 약점 찾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축구 종가' 영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특수성도 무시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통해 선진 축구 무대로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홍 감독은 "올림픽은 꿈을 이룰 수 있는 무대다. 두려움을 없애고 남은 시간 잘 준비해 세계에 도전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오는 26일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예정된 멕시코와의 1차전까지 팀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인 홍 감독은 "이번 주부터 전술 훈련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라며 자신이 가진 매뉴얼대로 움직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명보호는 14일 뉴질랜드전을 마친 뒤 15일 영국으로 떠난다. 20일 런던 근교에서 세네갈과 최종 평가전을 치른 뒤 26일 뉴캐슬에서 멕시코와 만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