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에서 마무리 투수로 뛰고 있는 김사율은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스캇 프록터(두산 베어스) 같은 다른 팀 마무리들과 차이가 있다.
다른 팀 리그 정상급 마무리들이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우는 반면 김사율은 '구속'이 다소 뒤처진다.
그러나 김사율은 9일 현재 13세이브(1승 1패)를 기록하면서 프록터, 손승락(넥센 히어로즈)에 이어 구원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김사율은 경남상고를 나와 지난 1999년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시절부터 유망주 평가를 받으면서 미래의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출전 기회를 잡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김사율은 2001년까지 76경기에 나와 3승 7패 4세이브 2홀드를 기록했다. 2002년에는 앞서 3시즌과 견줘 가장 많은 49경기에 나와 108.1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두 자릿수 승수가 아닌 패배를 당했다. 4승 11패 2홀드가 2002시즌 김사율이 남긴 기록이다.
김사율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군 복무 때문에 팀을 잠시 떠났다. 그런데 입대 전후에 출전 횟수는 각각 2004년 2경기, 2007년 1경기에 그쳤다. 어깨에 탈이 나는 바람에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없었다.
김사율은 2009년까지 팀 승리와 거리가 멀었다. 주로 패전처리나 승패가 어느 정도 결정난 상황에 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프로 데뷔 10년 차를 맞은 2010년 전환점이 찾아왔다.
당시 팀을 맡고 있던 제리 로이스터(현 보스턴 레드삭스 코치) 감독은 2010시즌 후반기부터 김사율을 마무리로 기용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사율의 마무리 전환은 임시 조치에 가까웠다.
김사율은 "양승호 감독님이 팀에 온 뒤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나서게 됐다"고 했다. 그는 양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1년 61경기에 출전 5승 3패 20세이브 2홀드 평균 자책점 3.26을 기록하면서 본격적으로 뒷문을 책임졌다.
그러나 김사율은 당시 힘에 부쳤다. 그는 "내색은 안했지만 처음엔 굉장히 혼란스러웠다"며 "그때는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기보다 '내가 리드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김사율에게 이제는 그런 두려움이나 걱정은 없다. 그는 "팀에서 마무리를 맡겼기 때문에 그 부분에 충실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김사율은 "블론 세이브에 대한 걱정은 안 한다. 물론 세이브 기회를 날려버린다면 내 책임이지만 그 부분에 계속 신경을 쓰면 오히려 더 안 좋을 거 같다"고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사율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올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팀이 2-1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가 첫 타자 최희섭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김사율이 이날 경기에 앞서 가장 최근에 블론 세이브를 한 경기는 2011년 9월 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이다.
김사율은 이날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그래서 올 시즌 구원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마무리들 중 아직 블론 세이브가 없는 이는 프록터와 봉중근(LG 트윈스) 두 명뿐이다.
김사율에게 9일 경기를 앞두고 "목표로 삼은 세이브 숫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마무리를 맡은지 얼마 안됐는데 그런 여유가 있겠느냐"고 웃었다.
역대 롯데 마무리로 한 시즌 가장 많은 세이브를 올린 선수는 고(故) 박동희다. 박동희는 1994시즌 31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팀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박동희에 이어 2009년 존 애킨스가 26세이브를 올려 그 뒤를 이었다. 박동희 이후 국내선수로는 2000년 강상수(현 LG 코치)가 기록한 23세이브가 최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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