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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김형실-日 마사요시 감독, 동반 런던행에 얽힌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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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기자] 마사요시 마나베 일본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말 한국을 찾았다. 한국과 일본배구협회 및 양국 프로리그 교류 협약에 따라 한국에 왔다.

마사요시 감독은 V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한 타로카드점을 치는 곳에 들렀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재미삼아 타로점을 본 것이었다.

마사요시 감독은 비록 말이 통하진 않았지만 '올해 5월과 8월까지 바쁜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점괘를 받아들고 숙소로 향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김형실 감독은 한 달 뒤 마사요시 감독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 감독도 한일배구 교류 차원에서 3월말 일본을 방문했다.

김 감독은 일본리그 경기를 보고 난 뒤 늦은 저녁을 먹을 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국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한 일본인이 김 감독에게 이름과 사주를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일본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김 감독은 즉석에서 이를 적어줬다. 자신을 역술인이라고 밝힌 이 사람은 김 감독에게 "5월부터 8월까지 매우 바쁜 시기가 찾아온다"고 했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런데 다음날 마사요시 감독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둘이 5월부터 8월까지 바쁘게 지낸다는 점괘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김 감독은 "미신을 믿지는 않는데 정말 신기했다"며 "같은 해석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나왔기 때문에 그 얘기를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당시 두 감독은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면서 "한국과 일본이 꼭 같이 런던올림픽에 가자"고 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체육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참가했다.

한국은 러시아에 이어 2위로 올림픽 본선을 확정했고 일본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세르비아의 져주기 의혹을 받았지만 태국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역시 런던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 감독은 "일본이 예상과 달리 어렵게 런던에 가게 됐지만 아시아 배구를 위해서는 축하할 일"이라며 "이제 가장 중요한 무대를 위해 다시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국과 일본은 8일부터 치러지는 2012 월드그랑프리에서 다시 한 번 만난다. 부산에서 열리는 1주차 경기에서 한국은 올림픽 본선에서 같은 A조에 속한 터키를 포함해 쿠바, 일본을 차례대로 만난다.

김 감독은 이번 세계예선을 준비하는 동안 좋아하던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선수들도 김 감독에게 '금주'를 원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월드그랑프리를 시작으로 런던올림픽까지 다시 금주"라며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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