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새로운 마무리 시스템을 가동하며 5월의 문을 기분 좋게 열어젖혔다.
LG는 1일과 2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내리 승리를 거두며 2연승, 시즌 10승(8패) 고지를 밟았다. 4월 마지막 주, 1승4패의 부진을 겪으며 시즌 초반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승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4월 말, LG가 고전했던 이유는 역시 마무리 투수 문제 때문이었다. 올 시즌 마무리로 낙점했던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제구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4월13일 KIA전에서 사상 초유의 16연속 볼을 기록했던 리즈는 4월26일 잠실 넥센젠에서도 볼넷만 3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8회까지 7-5로 앞서던 LG는 리즈의 마무리 실패로 결국 7-9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결국 김기태 감독은 리즈를 원래의 보직인 선발로 돌린다는 결단을 내렸다.
어떻게든 리즈가 빠진 뒷문을 단속해야 했던 김 감독이 내린 처방은 봉중근을 중심으로 한 집단 마무리 체제였다. 1일 한화전을 앞둔 김 감독은 "봉중근이 언젠가는 마무리를 맡아줘야 할 선수지만 아직은 부담스럽다"며 "당분간은 상황에 맞춰 마무리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치른 2경기에서 LG는 현재 팀이 처한 상황 아래 가장 이상적인 마무리 시스템을 가동하며 2연승을 거뒀다. 1일 경기에서는 4-2로 앞서던 9회초 봉중근을 투입해 경기를 매조지했다. 봉중근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9회를 마치며 자신의 한국 무대 첫 세이브를 따냈다.
2일 경기에서는 선발 최성훈이 6회까지 2실점으로 버티자 7회부터 우규민, 이상열, 유원상을 차례로 등판시켜 1이닝 씩을 책임지게 했다. 세 선수는 나란히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6-2 승리를 지켜냈다. 우규민과 이상열이 셋업맨 역할을 해내자 유원상이 마무리로 9회 등판해 경기를 끝낸 것이다.
수술 후 회복 중인 봉중근은 아직 연투가 불가능해 1일 피칭 후 2일 경기에는 나올 수 없었다. 김 감독이 말한 '상황에 따른' 마무리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는 시점. 김 감독은 최근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는 유원상을 마지막인 9회 올렸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한희까지 불펜에 대기시킨 끝에 경기를 잡아냈다.
사실상 현재 LG의 마무리 투수는 봉중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불펜 투수들이 마무리로 나서는 경우는 봉중근이 등판할 수 없을 때 그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봉중근은 투구 간격 조절 등 철저한 관리 속에 등판해야 하기 때문이다.
1일 경기에서 투구수(13개)가 적었던 봉중근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인 3일에는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봉중근도 뒷문을 지켜내고, 다른 선수들도 지켜내고. LG의 변칙적이면서도 이상적인 마무리 시스템이 현재까지는 잘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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