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고 내년에 뽑게 해주면 좋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NC 다이노스의 박동수 스카우트 팀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인드래프트에서 미리 우선 지명권을 행사하며 2라운드 종료 후 특별지명으로 5명을 추가 지명할 수 있다. 타 팀에 비해 7명을 더해 최대 17명의 유망주를 데려갈 수 있지만 박동수 팀장은 큰 메리트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 이유는 고교·대학을 통틀어 졸업예정자 중 눈에 띄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거다.
사실 해마다 프로 스카우트들은 똑같은 푸념을 늘어놓는다. '뽑을 만한 선수가 없다' '수준이 이전만 못하다' 등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며 아쉬운 대목을 언급한다. 하지만 일단 지명을 해 우리 선수가 되고 나면 회의적이고 냉소적이었던 시선을 버리고 끌어안으며 '챙기기'에 들어간다. 말하자면 '마땅한 선수가 없다, 없다'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팀 운영에 필요한 선수는 일정부분 이상 확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동수 팀장도 비슷한 엄살을 부리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닌 쪽에 가깝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드래프트 대상 선수들의 기량이 다소 처진다는 것이 아마야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수준급의 투수가 몇 명 있긴 하지만 야수 쪽은 최근 몇 년간과 비교하면 눈에 확 띄고 탐낼 만한 선수가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선수들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엔 10라운드까지 가지 않는 팀도 분명 있을 것 같다."
박동수 팀장은 2군에 있는 기존 선수들과 비교해 하나라도 나은 점이 있어야 뽑지 않겠냐며 선수층이 두터운 몇몇 구단의 경우는 하위 라운드에서 지명을 포기하는 사태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선수 한 명이라도 아쉬운 신생팀 NC야 조금 입장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싹쓸이 지명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금 NC 선수 중 상당수가 신인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자체 경쟁을 통해 걸러내야 한다. 작년과 비교해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오히려 내년 드래프트 시장에 나설 야수들 중에 알짜배기가 꽤 있다."
최근 NC 스카우트들은 타구단 스카우트보다 훨씬 바쁘다. 아마야구 현장은 물론이고 프로야구가 열리는 전국 7개 구장을 순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올 시즌 종료 후 각 구단으로부터 보호 선수 20명 외 1명씩 양도 받기로 되어 있다. 양도금은 최대 10억원으로 총 80억원의 거금을 투자해 알토란같은 주전급 선수를 선별해야 한다.
"괜찮다 싶은 알짜배기는 모두 군 입대로 돌려놓은 상태고… 20명 이외니까 처음엔 좋은 선수를 얻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건 또 아닌 듯하고… 최대 10억원이니까 그만큼의 가치를 숨기고 있는 각 구단의 선수들을 찾아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신인 지명보다 이 쪽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런데 프로야구가 열리는 구장으로 향하는 박동수 팀장의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일부 기존 구단들이 NC의 2013년 1군 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를 뽑느냐보다 솔직히 (NC의 1군리그 진입이) 내년부터냐 아니냐에 더 신경 쓰인다.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 답답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모든 걸 2013년에 맞춰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다음주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궁금하다.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
NC의 1군 진입과 관련한 큰 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박동수 팀장은 어느 시기에 맞춰 선수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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