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유럽에 다녀온 최강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고민만 쌓였다. 최적의 대표팀 구성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출발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지난달 27일 독일로 출국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살핀 뒤 스위스로 넘어가 박주호(FC바젤)까지 확인했다. 구자철의 몸 상태를 집중 체크한 최 감독은 "피곤해 보였다"라고 분석했고 박주호의 경기를 지켜보고서는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라며 대표팀 중용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다른 유럽파들의 상황은 다소 어지럽다. 셀틱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잡은 기성용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은 부상에서 회복해 팀 연습경기에 나설 예정이지만 오랜 실전 공백이 부담스럽다.
지동원(선덜랜드)은 팀에서 조커 역이지만 출전이 불규칙하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손흥민(함부르크)도 시즌 막판으로 접어들어서야 주전을 확보했다. 박주영(아스널)은 사실상 아르센 벵거 감독의 시야에서 사라지며 리저브팀 경기에만 나서고 있다.
사실상 구자철과 박주호, 차두리(셀틱)만 큰 문제 없는 몸 상태나 경기감각을 이어가고 있을 뿐 나머지는 대표 선발 자체가 조심스럽다. 최 감독은 오는 31일 스페인과 스위스 베른에서 갖는 평가전을 해외파 중심으로 나서겠다고 했지만 완벽한 구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9일 카타르와 원정 1차전까지는 여유가 있지만 최 감독이 박주영(병역 의무에 대한 국민정서), 이청용(실전 공백), 기성용(부상 회복)의 선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내 최상의 전력 구성은 힘들 전망이다. 나머지 유럽파들이 시즌 종료 후 합류라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는 점도 최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국내파들은 더욱 사정이 복잡하다.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가 부상으로 차출이 어려워졌다. 26~28일 K리그 14라운드가 예정되어 있고 29~30일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단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물리적으로 국내파들을 스페인전에 출전시키기는 어렵다.
K리그의 차출 협조가 따라야 일정한 선수 구성이 가능하지만 최 감독이 차출 규정을 지키는 원칙론을 고수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26일 경기를 치르는 수원 삼성, 울산 현대, 대구FC, 강원FC 소속 선수들이나 스페인전에 나설 수 있다. 이정수(알사드), 남태희(레퀴야) 등 중동파들의 합류가 그나마 숨통을 틔워준다.
최 감독이 스페인전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고 평가전으로서의 의미만 부여하는 것도 그래서다. 최 감독은 "대표팀은 한두 명이 빠진다고 흔들리지 않는다. 스페인전은 평가전이고 카타르, 레바논전은 매경기 결승전처럼 치러야 한다"라며 선수 구성 고민 속에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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