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KIA 윤석민과 삼성 윤성환이 선발 맞대결을 벌여 투수전의 진수를 보여줬다.
윤석민과 윤성환은 11일 광구구장에서 열린 KIA의 홈 개막전이자 양팀의 시즌 첫 대결에 나란히 선발 등판, 각각 무실점 역투했다.
KIA 에이스 윤석민은 지난해 투수 3관왕과 MVP의 위용을 첫 등판에서 유감없이 과시했다. 8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안타는 단 한 개밖에 맞지 않았고 볼넷 2개를 내줬다. 삼진은 무려 11개나 잡아내며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투구수는 107개.
위력적인 직구에 묵직한 슬라이더를 앞세운 윤석민의 구위는 명불허전이었다. 2회에는 최형우-박석민-채태인 세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솎아내는 등 쾌투를 이어갔다. 3회 2사 후 김상수에게 맞은 중전안타가 유일한 피안타. 삼성 타선의 핵인 이승엽과 3차례 만나 내야플라이-파울플라이-내야땅볼로 틀어막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다만 윤석민으로서 아쉬웠던 것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는 것.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팀 타선이 한 점도 뽑아내주지 못했다. KIA는 2회말 무사 3루, 3회말 1사 3루의 황금 기회를 잇따라 잡고도 후속타가 제때 터지지 않는 무기력한 공격으로 윤석민에게 야속함을 안겼다. 결국 윤석민은 0-0 상황에서 9회초 마운드를 한기주에게 넘겨주고 물러났다.
삼성 윤성환도 윤석민에 버금가는 호투를 했다. 7회까지 던지며 5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한 점도 빼앗기지 않았다. 탈삼진도 8개나 잡아냈다.
사실 윤성환은 윤석민과는 달리 실점 위기도 있었다. 2회말 선두타자 나지완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3루타를 맞고 무사 3루에 몰렸다. 하지만 이후 김원섭을 좌익수 짧은 플라이, 차일목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투아웃을 만들었다. 홍재호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 3루가 됐지만 멋진 견제구로 1루주자 홍재호를 잡아내 스스로 불을 껐다.
3회말에도 윤성환은 김선빈에게 내야안타와 도루 등을 내주며 1사 3루에 몰렸으나 신종길과 안치홍을 내리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벗어났다.
윤성환 역시 0-0에서 물러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것이 나름 아쉬웠다. 삼성은 8회부터 안지만을 구원 등판시키며 불펜을 가동했다.
경기는 KIA가 9회말 최희섭의 안타 등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김원섭이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1-0 승리를 거뒀다. 9회 1이닝을 던진 한기주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선동열 감독은 홈 개막전에서 이전 소속팀 삼성을 상대로 2연패를 끊는 첫 승과 함께 KIA 사령탑 데뷔승을 거뒀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개막 3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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