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가혹한 3월을 보낸 전북 현대에 4월의 따뜻한 볕이 조금씩 내리쬐고 있다.
전북은 지난 8일 경남FC 원정 경기에서 김정우와 이동국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1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13점)와는 승점 3점차에 불과한 7위로 초반 상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잘 버티고 있다.
3월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광저우 헝다(중국),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연이어 1-5로 대패하며 무너진 전북은 K리그에서도 1무2패로 걷잡을 수 없이 미끄러졌다.
주전 중앙 수비수 조성환, 임유환은 물론 서브인 이강진, 심우연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북의 '닥공' 축구의 뿌리가 뽑혔다. 이흥실 감독대행 체제 위기설까지 등장했지만 지난 4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원정에서 후보급 수비수 김재환의 깜짝 활약으로 2-0 승리를 수확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고비였던 6라운드 경남전까지 승리로 넘기면서 전북의 닥공 축구는 다시 가속이 붙는 모양새다. 조성환, 임유환이 부상에서 복귀해 닥공의 균형이 잡혔다.
후방이 튼튼해지면서 중원도 여유를 얻었다. 그간 중앙 수비수로 팀 전체를 조율했던 노장 김상식이 제자리인 중앙 미드필더로 돌아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정훈과 전, 후반을 나눠서 소화하면서 체력 안배라는 여유를 갖게 됐다.
중앙이 흔들림이 없으니 김정우까지 살아났다. 야심차게 큰돈을 주고 영입했던 김정우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훈련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컨디션 난조라는 악재를 만났고 광저우전에 무리수라는 우려를 뒤로하고 나섰지만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가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면서 자신감을 떨어트렸다.
그러나 팀 전체의 균형이 살아나면서 김정우도 공격본능을 되찾았다. 중앙 미드필더로 후진해 여유를 찾았고 활동 범위가 넓은 특유의 플레이도 살아났다. 경남전 전반 33분 아크 정면 뒤쪽에서 터뜨린 골도 상대를 압박하며 전진하다 얻은 성과다.
수비수가 앞뒤 1m 이내에서 압박했지만 김정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전북의 한 코칭스태프는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몸이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슈팅이다"라고 분석했다.
전북 관계자도 "김정우가 경남전에서 골을 터뜨린 뒤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간 자신의 부진에 대한 부담을 떨쳐낸 듯 보였다. 위축됐던 마음도 활짝 폈다"라고 설명했다.
정상궤도를 찾은 김정우는 11일 강원전에는 결장한다. 경남전 소화 후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을 준 뒤 14일 부산 아이파크전에 나설 예정이다. 부상 재발을 우려해 내린 조치다. 스쿼드가 좋은 만큼 강원전 그의 공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최상의 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흥실 감독대행이 내린 결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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