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 "KBS, 눈엣가시 연예인 출연기회 박탈"

[김양수기자] KBS 새 노조가 김제동, 김미화, 윤도현의 하차결정과 관련한 KBS 회사 입장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3일 KBS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미화 김제동, 윤도현의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는 제작진의 자율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부 모니터상 부적합 의견이나 개인사정, 장기간 진행 등의 이유로 본인 동의를 받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4일 KBS 새 노조측은 성명서를 통해 KBS의 주장을 조목조목 따지고 들었다.

새 노조는 "김미화씨의 '다큐멘터리 3일' 내레이션과 관련해 회사는 심의평에서 '호흡과 발음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내부 모니터를 했고 이에 대한 결정이었다"며 "하지만 2010년 4월 5일 열렸던 임원회의에서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가 잇따라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논의가 있었고, 이 내용은 당시 제작본부 내 팀 회의에서 간부들을 통해 전달된 사항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한 간부는 팀원들을 모아놓고 '김미화가 편향적이다 보니 내레이션도 쓰지 말라고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했다. 심의실에서 나온 내레이터의 발음과 발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프로그램 심의에서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단골 지적사항이다. 만약 그 점을 이유로 내레이터의 하차여부를 결정한다면 KBS 프로그램의 내레이터는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노조측은 2009년 10월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한 김제동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혔다.

새 노조는 '김제동씨의 하차가 시청률 부진으로 쇄신이 불가피해 진행자를 교체한 것이라고 밝힌 회사측의 입장은 거짓말"이라며 "예능국 PD들은 김제동씨의 하차 사건은 제작관행으로 봐서는 말도 안 되는 처사라는 것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어 "예능프로그램이 개편을 앞두고 진행자를 교체하려면 늦어도 한달 전에 그 사실을 통보한다. 그것이 함께 프로그램을 만든 출연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하지만 김제동씨는 개편 직전 하차 통보를 받았고 이는 일선 제작진이 결정한 것이 아니라 윗선의 지시로 인한 것이었다"고 부연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새 노조측은 2009년 11월 '러브레터' MC에서 내려온 가수 윤도현의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KBS는 윤도현이 본인의 음반작업을 위해 50여일 휴가를 요청해왔고, 본인도 (하차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새 노조측은 "물론 윤도현씨가 제작진에게 신곡 및 해외공연 등을 이유로 하차 의사를 피력한 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당시 PD와 CP가 만류했고 윤씨 또한 계속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시 예능국장은 제작진과 한마디 상의나 설명도 없이 윤도현씨를 MC에서 하차시키라고 지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윤씨가 하차 결정을 흔쾌히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특히 새 노조는 "지난해 2월 인권문제를 다룬 시사프로그램의 내레이션을 윤도현 씨가 맡기로 했으나 더빙 직전 간부의 지시로 취소돼 제작진이 반발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새 노조는 "위 세 명의 연예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관련 행사의 진행을 맡았거나 출연했고, 평소 사회 논란에 대해 발언을 해왔던 연예인이다. 총리실의 사찰 문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통령 당선자의 언론 특보가 정권의 치밀한 계획 아래 '수요회'나 '영포라인' 등의 친위부대를 앞세워 낙하산 사장으로 입성한 뒤 비판적인 프로그램은 폐지하고 말을 잘 듣지 않는 직원들은 징계하거나 전보조치했다. 하지만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눈엣가시 같은 연예인들에게는 아예 출연기회마저 박탈한 것이다. 이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새 노조측은 "김인규 특보사장의 퇴진에 대한 조합원들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라며 "우리는 특보사장과 그 일당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 진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 파렴치한 짓은 당장 그만두어라. 이번 거짓말 사건 또한 김인규 특보사장이 퇴진해야 하는 또 다른 중대 사유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