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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장 활짝 연 이동국 "내 스스로 중심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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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그는 무념무상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처럼 누가 뭐라고 하든 그는 흔들리지 않고 한 길만 걷고 있다.

'라이언킹' 이동국(33, 전북 현대)에게 축구인생 제3막이 열렸다. 1막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과 함께 K리그에서 잘생긴 외모로 스타덤에 올랐던 시절이다. 2막은 부상과 잉글랜드 진출에서의 실패를 딛고 2009년 전북 현대에 입단해 득점왕에 오르며 우승을 연거푸 일궈낸 영광의 시간이다.

3막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세상 모든 평화로움을 얻은 시간이다. 그간 축구팬들에게 욕이란 욕은 다 먹어봤고 부상, 좌절, 대표팀 제외 등 온갖 아픔은 다 겪어봤다. 바닥을 친 그에게 남은 것은 악과 깡, 그리고 나이를 먹으며 찾아온 통찰력이다.

올 시즌 이동국은 행복의 수레에 올라타 있다. 인기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하며 또 다른 인연을 얻었고 스승 최강희 감독의 부름으로 국가대표팀에 재승선해 지난달 29일 쿠웨이트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으로 이끌었다. 2012 K리그에서는 초반 3경기 3골로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누가 봐도 이동국은 구름 위를 날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2009년 득점왕에 오를 당시보다 지금이 이동국의 진짜 전성기같다"라며 나이를 먹을수록 원숙한 기량을 선보이는 그가 큰 일을 저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1박2일 효과'…초등학생들도 알아본다

몸놀림은 가볍다. 19일 오후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훈련중인 일본 지바현 가시와시에 위치한 숙소 크레스트 호텔에서 만난 이동국은 평온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인 이동국은 요즘 격세지감을 느낀다. '1박2일' 출연 효과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동반 출연했던 축구 후배 이근호(울산 현대)가 좋은 예다. 이근호는 역시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서진과 친해졌고, 그의 격려를 받으며 K리그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 더욱 인기가 치솟았다.

이동국도 '1박2일'에서 족구를 할 때 같은 편이었던 배우 이선균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균은 최근 김민희, 조성하 등과 출연한 영화 '화차'에서 열연을 펼치며 흥행몰이의 선봉에 섰다. 이동국은 "(이선균과) 자주 통화한다. 시사회도 오라고 했었는데 (경기 일정 등으로) 시간이 없어서 그럴 수 없다"라며 "나중에 극장 가서 꼭 보겠다고 말했다"라며 서로 응원을 주고받고 있음을 알렸다.

단순히 한 번 출연했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후폭풍은 대단했다. 2월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던 이동국은 "모자로 얼굴을 가렸는데 한 초등학생이 나를 알아보고 '야! 이동국이다' 하며 아는 척을 하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20대 이상의 축구팬 정도만 자신을 알아볼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통념이 깨진 것이다.

그래도 예능을 통해 전북과 K리그를 널리 알렸다는 점은 의미 있었다. 당시 '1박2일' 멤버들에게 선물했던 전북의 우승기념 점퍼를 제작한 스포츠용품사는 노출도 상승으로 매출이 급증하는 선물을 받았다. 이동국은 "구단에 건의를 해서 멤버들에게 선물을 준 것이다. 전북을 알리고 K리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던 것"이라며 자신이 조금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축구 홍보라면 선봉에 설 수 있다고 전했다.

목표? '은퇴 후 남는 기록이 목표 아닌가'

이동국은 전북에서 두 번의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정상에 오른 기쁨이 클 법하지만 늘 새로운 도전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아직 그에게 벽으로 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나 월드컵에서의 활약 등이다.

그는 "전북에서 우승도 해보고 명예도 얻었다. 우승 트로피가 가져다주는 기쁨이 한순간이지만 그걸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다"라고 먹어본 고기를 계속 먹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에게는 '아시아용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51분 활약이 전부인 그를 상징하는 비운의 단어다.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이동국은 "칭찬이나 나쁜 이야기 모두 듣는데 무덤덤하다. 내가 스스로 중심을 잡고 주위의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가면 된다"라며 흔들림없는 자세로 축구인생을 설계하겠다고 했다.

특별한 목표는 없다. '몇 골 몇 도움 하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보다는 나이를 먹어가는 것을 고려해 즐겁고 안전하게 축구를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마음이다. 이동국은 "은퇴와 함께 축구화 끈을 풀었을 때 남는 기록이 목표 아니겠느냐"라고 우문현답을 한 뒤 "등 떠밀려서 축구 하고 싶지는 않다. 은퇴도 내가 결정해서 하겠다"라며 자기설계가 확실함을 분명히 했다.

여유를 찾으니 자신과 소통하려는 팬들의 지적도 바로 수용한다. 이동국은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나칠 정도로만 하지 않으면 (SNS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축구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면 고마운 일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전북이 진짜 명문팀이 되려면…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에게 전북은 새로운 축구 인생을 열어준 팀이다. 전북과 함께 성장하며 수도권 빅팀 중심의 K리그 판세를 허무는 역할도 해냈다. 당장 전북의 최신식 클럽하우스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모든 여건이 유럽 빅리그 부럽지 않다.

그러나 이동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분발을 요구했다. 일정한 성적 유지를 위해 선수가 편안하게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15년 전에(막내때) 하던 (볼 짊어지고 옮기기) 것들을 지금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선수가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전북은 상대팀들에 '승점자판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는 "예전에는 상대들이 전북만 만나면 승점 3점을 가져갔는데 이제는 1점 가져가는 것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우리도 상위권과 붙는 게 더 편하다. 하위권은 무조건 우승을 위해 잡고 가야 하는 부담이 크다"라고 팀의 달라진 위상을 표현했다.

아직 체력이 팔팔하다며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 이동국은 "8시간 숙면 취하면 체력을 회복해야 하지 않느냐. 그나마 전북에 다양한 공격 옵션이 있어 도움이 된다"라고 끝없는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조이뉴스24 가시와(일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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