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가 처음으로 경험한 일본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대호의 소속팀 오릭스 버팔로스는 26일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연습경기를 끝으로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일본 '스포츠닛폰'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55) 감독은 '전체적으로 레벨업 할 수 있었다"고 팀의 캠프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대호 역시 마찬가지. 이대호는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들이 잘 대해줘 여러가지 면에서 익숙해졌다"고 캠프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오릭스는 앞으로 캠프 종료 후에도 고지에 머물며 28일부터 LG, 지바 롯데와 3차례 연습경기를 치른 뒤 3월3일부터는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이대호 스스로 말했듯 동료들과 팀에 익숙해진 것은 이번 캠프의 최대 수확이다.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한 달여의 짧은 캠프기간 동안 팀의 일원으로 녹아들 수 있었던 것. 여기에 기량까지 입증해 보이며 팀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도 성공했다.
이대호가 자체 청백전을 포함한 연습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무려 7할1푼4리(14타수10안타). 홈런은 신고하지 못했지만 삼진이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눈여겨볼 만하다. 그만큼 일본 투수들의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카다 감독도 이대호의 활약에 함박웃음이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대호가 팀에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해까지 '4번타자'를 맡았던 팀의 간판 T-오카다에게는 "이대호의 선구안을 배워라"고 말하기도 했다. T-오카다는 올 시즌부터 4번 자리를 이대호에게 내주고 5번 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구단들은 벌써부터 이대호를 분석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같은 퍼시픽리그 소속의 세이부는 지난 25, 26일 두 번의 연습경기에 와쿠이, 기시, 마키타 등 핵심 투수 3인방을 모두 투입하기도 했다. 이대호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얻어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는 이대호에게도 나쁘지 않았다. 이대호도 다양한 일본 투수들을 알아가야 하는 입장. 특히 상대팀의 핵심 투수라면 시즌 중 몇 차례씩 맞붙을 확률이 높다. 연습경기를 통해 구질이나 스타일을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대호는 세 투수를 상대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 기싸움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상대 투수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 연습경기 성적이 좋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대호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이대호 역시 최대한 많은 공을 지켜보는 모습을 보이며 일본 투수들을 경험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홈런은 정규시즌에서나 보여주겠다는 말까지 했다.
진짜 실력을 숨기고 있는 것은 상대나 이대호나 매한가지다. 일본 진출 첫 해인 올 시즌 성공 가능성을 전망하는 것도 아직은 이른 일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대호가 캠프를 통해 하루가 다르게 일본 야구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얻게 된 이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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