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정대현의 부상 이탈로 인해 비상이 걸린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에 그나마 안도할 수 있는 소식이 있다. 그 빈 자리를 메워줄 인물로 급부상한 김성배가 문제없이 피칭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대현은 롯데의 1차 캠프지였던 사이판에서 왼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으로 일찍 귀국하는 등 불안감을 안겼다.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로 이동하는 선수단에 합류하면서 양승호 감독은 일단 한숨 돌리는가 했으나 하프피칭 도중 다시 무릎 통증이 발생했다. 오사카로 이동해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좌측 슬관절 반월상 연골판 부분 손상이라는 소견을 받았다. 결국 정대현은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고, 재활기간만 3개월 정도 걸릴 전망이다.
이로 인해 롯데는 불펜진 운용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개막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FA 영입한 정대현의 이탈은 엄청난 악재다. 임경완이 SK로 FA 이적한 공백을 정대현 카드로 메우려고 했던 롯데의 전략은 물거품이 됐다. 마무리 김사율에게 바통을 넘겨줘야 할 리그 최고 수준의 셋업맨이 사라진 것이다.
일단 양 감독은 그 자리를 김성배로 대체할 계획을 세워놨다. 지난 시즌 후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김성배는 두산의 보호선수에서 제외됐고, 롯데에 지명받아 급작스럽게 팀을 옮겨야했다. 실망감도 있었지만, 김성배는 이내 마음을 다잡고 롯데에서 기량을 꽃피우기 위해 한 겨울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예상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두산 시절 선발과 불펜진을 오가면서 피로가 쌓였고, 이 탓에 캠프를 앞두고 팔꿈치 통증이 발생한 것이다. 때문에 김성배는 사이판 스프링캠프 명단에서도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로서는 이적 첫 해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불안한 현실을 마주한 셈이다.
어쩔 수 없이 2군 캠프인 상동에 남아 훈련을 실시하고 있던 김성배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정대현의 이탈로 인해 대체 기용될 유력한 후보로 지목받은 것이다. 다행스러운 대목은 그 동안 재활을 통해 팔꿈치 통증이 잦아들어 현재는 충분히 훈련 스케줄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 팀 전체로서는 좋은 상황이 아니지만, 김성배 개인은 생각지 못한 기회의 장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김성배는 팔꿈치 통증이 있어 캠프에서 빠졌다. 우리도 걱정을 했는데, 지금은 볼도 괜찮게 던진다고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고, 이어 "확인 결과, 아프지도 않고 피칭훈련도 잘하고 있더라"고 전했다.
정대현의 수술 악재로 불안감에 휩싸였던 롯데가 김성배의 건재함으로 인해 조금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게 됐다. 정확히 20년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하는 롯데는 어떻게든지 탄탄한 불펜진을 구성해야 하고 김성배의 역할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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