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임대 이적 효과가 나기 시작했다. 제자리를 잡으면서 플레이에는 안정감이 묻어나왔다.
'어린왕자' 구자철이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 후 13개월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지난해 1월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한 구자철은 올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6개월 임대로 아우크스부르크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3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얻은 끝에 기록한 데뷔골이다.
구자철은 18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22라운드 레버쿠젠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골맛을 봤다. 팀이 0-1로 뒤진 후반 5분에 넣은 동점골이라 더욱 값졌다. 아쉽게도 볼프스부르크는 구자철의 골을 상승세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이후 내리 3실점해 1-4로 패했다.
4-2-3-1의 전형에서 왼쪽 측면 날개로 나선 구자철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골을 넣었다. 후반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겨 조율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 자신을 간절히 원했던 요스 루후카이 감독을 만족시켰다.
볼프스부르크 시절 애매한 위치에서 제자리를 잡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움직임이 훨씬 가벼웠다. 특히 펠릭스 마가트 감독이 구자철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며 제자리를 잡아주지 못해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을 지울 정도였다.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된 뒤 구자철은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모든 패스가 구자철을 거쳐가는 등 팀 동료들의 신뢰도 빠르게 얻었다. 쉽게 볼을 주지 않고 개인플레이가 난무했던 볼프스부르크 시절과는 확실한 비교가 됐다.
구자철은 21라운드 뉘른베르크전에서 후반 40분 기막힌 슈팅을 보여주며 데뷔골을 예고했다. 골키퍼의 손과 크로스바에 연이어 맞고 튀어나오기는 했지만 특유의 좋은 감각이 살아났음을 알 수 있었다. 움직임이 좋았기에 슈팅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레버쿠젠전 득점은 구자철의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상대 레노 골키퍼가 각을 줄이며 나오자 오른발 감아차기로 동점골을 넣었다. 사샤 묄더스의 패스를 받아 고민하지 않고 빠른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주효했다.
안정을 되찾은 구자철은 몇 차례 드리블 실수로 볼을 상대 수비수에게 뺏기는 경우가 있었지만 자신감은 충만해 보였다. 아우크스부르크에 빠르게 녹아든 구자철은 골까지 넣어 앞으로 더 중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임대 성공 신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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