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베테랑' 좌완 투수 류택현이 재기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류택현은 14일 일본 오키나와 나고구장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즈와의 경기에서 8회 1이닝 동안 16개의 공을 던지며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록도 나쁘지 않았지만 오랜 재활을 끝내고 마운드에 섰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었다. 김기태 감독도 류택현이 8회말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직접 달려나와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사실 류택현은 일반 선수가 아니다. 이번 LG 스프링캠프에 플레잉코치 자격으로 참가해 코치로서의 업무와 선수로서의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2010년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구단에서 방출됐지만 현역 연장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매달려온 결과다.
이날 경기에서 류택현은 선두타자 3번 요 다이칸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4번 나카타 쇼를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둘 모두 지난해 니혼햄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들. 이어 류택현은 우구모리 아츠시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 오오시마 다쿠미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경기 후 류택현은 "감개무량하다"며 "힘들었던 장면이 잠깐 사이에 하나 둘 스쳐 지나가더라. 정식 경기는 아니지만 1차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류택현의 1차 목표는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재활을 선택하면서 세운 어쩌면 당연한 목표였다.
이어 류택현은 "원래 1주일 뒤에 던지기로 했는데 날씨가 좋으니 일찍 던져보라고 차명석 코치님이 배려해주셨다"며 "오늘은 커브 3개를 제외하고는 직구 위주로 승부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내용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명석 투수코치는 "저 나이에 1년 4개월만에 재활을 끝내고 마운드에 선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지 않냐"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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