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1981년생 포수 이동훈(롯데)에게 기회가 왔다. 프로 입단 후 최고의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동훈도 이를 잘 알고 매섭게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올 겨울 롯데는 많은 선수들이 이탈했다. 이대호가 일본 오릭스로 이적했고, 장원준은 경찰청에 입대했다. 뿐만 아니라 장성우도 장원준과 함께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여러모로 양승호 감독은 골머리를 앓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장성우의 입대가 의외로 롯데에겐 걱정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이대호와 장원준은 그 빈 자리가 너무 커보이지만 일찌감치 예상을 하고 대비를 해오고 있었지만, 정작 장성우의 공백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따져보면 강민호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던 그의 이탈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만에 하나 강민호가 시즌 도중 부상이라도 당할 경우, 롯데는 심각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양승호 감독은 이 점을 직시하고 요즘 들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장성우의 대체자원으로 유력한 백업포수 중 한 명이 바로 이동훈이다. 그는 한서고-동의대를 졸업하고 2005년 2차 7라운드 전체 47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우투우타 포수다. 낮은 지명 순번으로 인해 입단 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수 년 동안 2군 경험을 쌓아오면서 성장해왔다.
하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다. 2005년 입단 첫 해부터 2009년까지 1군에서는 단 2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석 역시 11타수 2안타에 그쳐 평가하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1군 엔트리에 종종 등록되기도 하는 등 가능성을 엿보였다.
이후 이동훈은 2010년 상무에 입대한 후 지난해 9월 전역하고 팀에 복귀했다. 1군 무대는 아니었지만, 상동 2군 구장에서 이동훈은 도약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왔다. 그는 2012년이 자신에게 다시 오기 힘든 기회의 시기라고 판단하고, 물러서면 끝이라는 '백척간두'의 심정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요즘 부경고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이동훈은 "이제 내가 하기에 달렸다. 운동을 좀 쉬었지만 다시 해야만 한다"며 "차근차근 지금까지 잘해왔다. 물러설 수 없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장성우의 이탈은 곧 이동훈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다른 신예포수들과 경쟁을 치러야 하지만, 이동훈으로서는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동훈은 "(입단 후) 5년 동안 캠프 가서 멋모르게 열심히만 했다. 날 보여주기에만 급급했다. 생각을 하면서 했어야 했다"고 과거를 아쉬워하면서 "올해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감각을 찾아야 한다. 내가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그는 "올해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가 아니면 이제 아무 것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연 이동훈은 장성우의 대체자원이 돼 1군 백업포수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롯데 포수들의 내부전쟁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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