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와 SK 간 주고받은 FA 계약이 보상선수 지명까지 모두 완료됐다. SK는 9일 오전 롯데 측에 FA 이승호의 이적 보상선수로 좌완 허준혁을 지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공식 발표했다. 이제 양 측간의 남은 '인연'은 없다.
결국 올 FA 시장에서 롯데는 작은 이승호와 함께 보상선수로 임훈을 영입했고, SK는 FA 임경완과 보상선수 허준혁을 새로운 대체전력으로 수혈한 셈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좀 더 이득을 봤을까.
금액과 보상금을 제외하고, 전력보강 측면에서 판단하면, 일단 선수들의 이름값만으로는 롯데가 이득을 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좌완 이승호는 군입대하는 장원준의 공백을 너끈히 메워낼 수 있는 자원이다. 이승호 스스로도 "선발로테이션을 꼬박꼬박 지켜가며 선발로 나서보고 싶다"고 밝히면서 장원준의 대체요원으로 담금질에 들어갈 계획이다. 물론 올 겨울 훈련 성과에 따라 보직은 최종 결정되겠지만, 이승호는 선발이 아니더라도 불펜요원으로서 임경완의 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 그 동안의 성적과 활용도 면에서 이승호는 롯데에게 안성맞춤인 선수다.
여기에 보상선수로 나온 임훈은 공수주를 갖춘 좌타 외야수로 빠른 발과 발군의 수비력은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 기존 롯데 외야수들에게 긴장감을 주는 카드로서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비해 SK는 즉시전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롯데보다 손해로 느껴진다. 베테랑 불펜 요원 임경완은 그렇다 하더라도 좌완 허준혁은 1군 경험이 64경기밖에 되지 않는 미완의 기대주인 탓이다. 2011 시즌에는 단 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아직까지 배울 것이 더 많은 선수로 미래를 보고 선택한 카드인 셈이다.
허구연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SK가 롯데에서 데려올 선수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허준혁을 지명한 것은 좌완이라는 희소성에 미래를 보고 내린 선택이 아니겠느냐"며 "때문에 이름값만 놓고 보면 롯데 쪽으로 더 기우는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이승호의 롯데 적응도 아직 미지수고 임훈 역시 김성근 감독의 철저한 훈련야구 속에 성장한 선수인 만큼 자율을 강조하는 양승호 감독의 롯데에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과연 2012 시즌 롯데와 SK간의 FA를 둘러싼 선수 교환 결과는 어떻게 판가름 날까. 현재로서는 롯데가 조금 더 밝게 웃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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