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김진욱 두산 신임감독에게 큰 조력자가 생겼다. 일본 세이부 감독을 경험한 바 있는 이토 쓰토무(49) 전 감독이 수석코치로 두산에 합류한다. 첫 1군 사령탑을 맡은 김진욱 감독으로서는 부담이 될 만한 커리어를 갖춘 인물이지만, 김 감독은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위치나 코칭스태프의 역학 관계를 걱정하기보다 팀 전체의 쇄신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22일 이토 코치의 합류를 공식 발표했다. 이토 수석코치는 1982년 세이부에 입단한 후 2003년까지 포수로만 무려 22시즌을 활약, 퍼시픽리그 우승 14회, 일본시리즈 우승 8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은퇴 후 2004∼2007년에는 세이부 감독을 맡아 부임 첫 해 팀을 일본시리즈로 이끌어 명장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두산으로서는 감독으로 영입해도 어색하지 않을, 경력 면에서는 최고의 수석코치감이다.
여기서 우려할 만한 부분이 발생한다. 바로 김진욱 감독이 처음으로 1군 사령탑에 오른 초보감독이라는 점이다. 이토 코치의 눈에는 분명 김진욱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부족한 부분이 보일 수밖에 없을테고, 이는 향후 팀 운영을 놓고 코칭스태프가 갈등을 빚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김진욱 감독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우려스런 점보다는 이토 코치의 영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더욱 많다고 판단해 과감히 구단에 제의를 했고, 끝내 그의 영입에 성공했다.
김 감독이 이토 코치에게 원하는 바는 팀 시스템 변화와 분위기 쇄신이다.
우선 명선수이자 감독 출신인 인물의 수석코치 합류로 인해 일본 구단의 완벽한 선수육성 및 기용 시스템을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구단에 비해 아직까지 국내 구단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부분은 우리 야구인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다. 배울 것은 배우겠다는 김진욱 감독의 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외에 김 감독은 이토 코치가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눈만 뜨면 마주쳐온 기존의 코치들과는 달리 새로운 코치의 지도는 선수들에게 호기심을 줄 수 있고 이는 곧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욱 감독은 이토 코치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의를 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은 "계약을 하게 되면 이토 코치의 역할이 나 이상으로 클 것"이라고 2012 시즌 그의 역할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 감독은 "(미야자키)교육리그에 가면 일본은 2군인데도 우리와 정말 차이가 난다. 예로 일본 타자들은 마운드에 있는 우리 투수를 보는게 아니라 불펜에 있는 투수들을 지켜보고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 교체될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세부적인 부분은 아직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예일 뿐이지만, 이토 코치의 영입으로 인해 선수들이 이러한 꼼꼼한 부분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또 김 감독은 "선수들은 매일 같은 코치를 보게 되고 매일 같은 지적을 받는다. 결국은 잔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 그 코치 얼굴을 보기 싫어진다"며 "전혀 다른 일본인 코치일 경우, 무슨 말을 하는지 호기심이라도 생기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김진욱 감독은 일본어를 구사한다. 의사소통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통역을 거치지 않고 이토 코치와 직접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은 소통 도중 오해를 살 여지가 없어 프런트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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