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찾아 인생과 영화에 대한 진지한 속내를 보였다.
15일 오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코엑스에서 브래드 피트의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영화 '머니볼'의 개봉을 앞두고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브래드 피트는 이번 영화에서 야구계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 역을 맡았다.
'머니볼'은 14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그린 실화영화로, '카포티'의 베넷 밀러 연출가 연출을 맡았다.
브래드 피트는 장발의 헤어스타일과 뿔테 안경을 쓰고 편안한 얼굴로 무대에 섰다. 역시 담담하고 온화한 미소로 일관하던 그는 "안녕하세요"라고 서툰 한국말로 인사를 하기도 했다.
아내 안젤리나 졸리에게서 한국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피트는 "한국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높은 나라"라며 자신의 새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영화 '머니볼'은 오는 17일 국내 개봉예정이다.

이하 기자회견 일문일답
-한국을 처음 방문한 소감은?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 첫번째 방문인데, 작년에 아내 졸리에게서 한국에 대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번에 한국에는 야구에 관한 영화를 들고 왔는데, 한국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높다고 알고 있다."

-영화 속 얼굴에서 불안과 확신을 느낄 수 있었는데, 스스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불안과 확신 가운데 갈등이 있다. 원작을 읽고 굉장히 흥미를 느꼈다. 예산이 작은 팀이 큰 팀과 경쟁하기 위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 역시 매우 경쟁심이 강해서 공감이 갔다. 극한의 상황에서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다. 빌리 빈은 젊은 시절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이라 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성공을 거둔다. 이 영화는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빌리 빈은 카리스마가 있고 자신감이 있지만 내면에는 성공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갈등이 있다. 야구에 왜 이런 방법이 동원되는지 야구 안에 있는 비효율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가치를 깨닫게 된다.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치를 적용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머니볼'이 야구의 역사를 바꾼 혁신적인 이론이라고 들었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혁신적인 사건이 있다면?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훈련시킬지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선수들의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실행하면서 야구 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큰 의미다. 극도의 상황에서 필요에 의해 이런 일들을 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모순은 예산이 적은 팀을 위해 적용한 이론인데 예산이 큰 팀도 적용하며 또다시 불공정한 싸움이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이번 영화로 내년 오스카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기대를 하고 있나?
"새로운 작품을 할때마다 목표는 고품질의 영화를 만들고, 이 영화이 메시지가 십년 후에도 의미가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만약 오스카를 수상하면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고 많은 친구들에게도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수상을 하면 삶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할리우드의 경쟁 시스템 속에서 자신을 차별화시키는 방법이 있다면?
"스토리를 많이 본다.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를 알릴 수 있는 티켓이 주어졌는데, 어떤 메시지를 알리고 누구와 작업할지를 많이 본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서 있는데, 다양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캐스팅에 있어서도 다양한 재능이 있는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인만큼 그것이 가능하다. 다른 사람과 차별화 하는 것, 한 작품의 부품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쓰일수있는지 고민한다."
-딸이 건네준 테이프에서 나온 노래가사에 대한 감정과 이 영화의 주제의식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노래의 가사 안에 영화 주제가 잠재돼 있다. 책을 읽고 개인적인 승리에 매력을 느꼈다. 조용하면서도 개인적인 나만의 승리다. 지금 시대에는 수상, 승리가 너무 강조돼 있는데, 나는 이런 조용하고 개인적인 승리에 매력을 느꼈다."
-'머니볼' 외에 '트리 오브 라이프'가 한국에서 상영중이다. 굉장히 다른 두 작품을
선택한 배경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어서 선택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테렌스 멜릭은 재능있는 감독이다. 미국의 50년대 사회를 이야기 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했다. '트리 오브 라이프'같은 진지한 작품을 한 뒤에는 '머니볼'같은 유머러스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야구팀은 어디인지? 50세가 되면 배우를 은퇴해 제작에 집중한다고 계획을 밝혔는데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빌리 빈을 만났을때 깊은 유대감과 친근감을 느꼈다. 정의와 공정함을 추구하는 부분이 비슷했다. 처음에는 농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빌리는 칼같고 강인한 캐릭터인데, 실제로는 좀 더 조용했다. 그래서 영화에 칼같은 카리스마를 더 반영하길 원한 면도 있다. 농담도 하고 놀리기도 했지만, 내면안에 어두움과 삶에 대한 후회도 발견할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더욱 관계를 깊게 해준게 아닌가 싶다. 오클랜드 애슬레스틱스와 많은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올해 우승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팀을 가장 좋아한다."
"특별히 배우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기한을 둔 것은 아니지만 제작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제작하기 복잡한 어려운 작품이나 특별히 재능있는 배우나 제작진에 대해 투자하고 싶은 열의가 있다."
-계산되지 않은 연기를 하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면?
"과학과 경제에 대해 이야기할때 흥미롭게 하기 위해 인물들이 어려운 시간을 더 표출했다. 12시간 촬영하는 강행군을 했는데, 비법은 커피를 많이 마시면서 빌리를 연기했다."
-현재 제작 중인 '월드 워 제드 2'에 국내 투자배급사인 롯데와 협력관계를 맺었는데향후에도 한국과 협력할 계획이 있나?
"글로벌 사회에 살고 있어 배제하기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다. 신작은 좀비 영화인데, 한국 투자사와 협력을 하고 제작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머니볼'의 미국 내 인기가 자신의 인기 덕분인지 아니면 야구의 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물론 첫주는 배우의 인기에 좌우될 수 있지만 그 후에는 영화의 힘이다.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고 본다.
-첫 한국방문인데, 그동안 왜 한국을 찾지 않았나?
"모든 것이 경제의 원리인데, 시키는대로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한국영화시장은 굉장히 흥미로운데, 영화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미남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이가 들며 외모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캐릭터에 어떻게 몰입하고 가장 몰입했던 캐릭터는 무엇인지?
"나이드는 것은 지혜가 같이 따라오기 때문에 나이드는 것이 좋다. 젊음과 지혜를 선택하라면 전 언제나 지혜를 선택한다. 아버지가 되면서 많이 변한 것 같다. 아이가 생기며 저 자신을 관리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이것이 제 자신이 변한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하는데 신선함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기 전에 어떻게 연기할지 저도 기대가 된다. 몰입 후 다시 빠져나오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다. 성취감을 느낀 후 자신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어떤 캐릭터든 다 몰입하려 노력하지만 최근에는 빌리 빈이 가장 몰입한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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