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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협상' 나선 송신영, "LG에서 은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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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한 LG 트윈스의 우완 불펜투수 송신영이 LG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타구단 이적보다는 LG에 남고 싶다는 뜻을 확실히 한 셈이다.

송신영은 13일 오후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FA 선언을 한 심경과 함께 첫 협상 테이블에 나섰던 상황을 전했다. 송신영은 13일 LG의 FA 협상을 전담하고 있는 김진철 운영팀장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서로의 견해 차를 확인한 뒤 헤어진 상태였다.

FA 선언 이후 구단과의 첫 대면이었다. 송신영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조건을 전달했지만 구단 측과의 차이만을 확인한 채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구단과 송신영은 조만간 다시 한 번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계획이다. 송신영의 제일 목표는 LG에 남는 것이다.

◆루머의 주인공? "저 아닙니다"

송신영은 "인터넷 상으로 '100억 줘도 LG에 못 있겠다'고 말한 선수가 나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송신영은 LG에 남아 짧은 기간이나마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꼭 돌려주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신영은 올 시즌 LG의 마지막 경기를 잊지 못한다. 지난 10월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 LG는 3-8로 패배한 뒤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수단 전원이 운동장에 도열해 인사말이 적힌 현수막을 펼쳤다. 전광판에는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날을 떠올리며 송신영은 이렇게 말했다.

"다른 선수들은 거의 전광판의 동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나는 팬들만 보고 있었다. 9년간 성적도 못 내고 있는 팀인데… 저 많은 팬들이 마지막날 선수들을 보겠다고 '사랑한다 LG'라는 노래를 부르며 선수들을 연호하는데 솔직히 좀 울컥했다. 그 때 어떻게든 LG에 남아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LG의 줄무늬 유니폼은 어린 시절 꿈

1999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송신영. 1998년 가을 열린 드래프트에서 현대의 지명을 받은 그는 그 해 열린 현대와 LG의 한국시리즈를 지켜봤다. 당시 송신영이 응원한 팀은 자신을 지명한 현대가 아닌 상대팀 LG였다.

송신영은 "서울 태생이라 MBC 청룡 팬에 어린이 회원이었다"며 "어릴 때부터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LG에서 꼭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꿈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송신영은 올 시즌 넥센에서 LG로 이적해오며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송신영은 "LG에 입단하고 지금까지 못 받았던 너무 많은 사랑도 받았다. 부담도 컸다. 두 달 반 동안 잠을 제대로 자본 적이 없다"며 "13년간 한 팀(현대→넥센)에 있다 원하지 않던 트레이드를 당했다. 나이 먹고 여러 팀을 옮겨다니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LG에서 은퇴하고 싶다. 그런 뜻을 오늘 구단에도 전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꿈. 이제 두 달 반밖에 지나지 않았다. LG에서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은 송신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송신영의 진로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송신영은 지금, 인생의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남은 목표, 우완 정통파 최다 경기 출장

송신영이 프로 생활 동안 크게 부각되는 성적을 남긴 해는 없다. 그저 꾸준히 자기 몫을 해왔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변변한 개인 타이틀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욕심을 내는 기록이 있다.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이다.

송신영은 올 시즌까지 총 549경기에 출장해 이 부문 13위에 랭크돼 있다. 1위는 '잠수함 투수' 조웅천(SK)의 813경기. 송신영이 따라잡기에는 어려운 격차다. 2위부터 6위까지는 류택현(LG, 811경기), 가득염(SK, 800경기), 오상민(LG, 736경기), 송진우(한화, 672경기), 차명주(한화, 613경기) 등 모두 좌완이다.

송신영의 목표는 언더핸드와 좌완 투수를 제외한, 우완 정통파 투수 가운데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차명주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라 있는 김용수(LG, 613경기)만 넘어서면 된다. 최근 2년 동안 각각 65, 62경기에 등판했던 추세대로라면 송신영은 내년이나 내후년에 목표한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LG 잔류 가능성은?

김진철 운영팀장은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송신영이 꼭 필요하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본인도 고맙다고 했다"며 "구단에서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온도차가 있다. 그걸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구단과의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송신영 본인이 잔류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고 구단도 송신영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만큼 송신영의 타구단 이적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송신영은 "이왕이면 우선협상기간(19일) 내에 계약이 되는 것이 좋다"면서도 "만약에 금액이 안 맞는다면 (FA 시장에) 나가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최악의 경우 타구단 이적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송신영은 규약에 따라 19일까지 LG와 우선협상을 벌인 뒤 20일부터 12월9일까지 LG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과 협상을 벌인다. 이 때까지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2월10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모든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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