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2011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우승팀은 삼성 라이온즈로 결정됐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고 4승1패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삼성의 막강 투수력이 한국시리즈 우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SK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난데다 삼성의 철옹성같은 마운드를 넘지 못하며 아쉬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SK의 마운드도 강했다는 것이다. 삼성의 마운드가 조금만 약했다면, 반대로 SK의 타선이 조금만 힘을 냈다면 SK의 마운드에도 뜨거운 찬사가 쏟아졌을 것이다.
SK 투수진이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삼성에 내준 점수는 총 14점. 경기당 평균 2.8점에 그친다. 4-8로 패한 4차전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4경기에서 6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경기당 평균 1.5실점이다.
부족한 선발진의 공백을 든든한 불펜진으로 메워냈다. 5명의 선발 투수 중 5이닝을 채운 선수는 3차전 선발 송은범 뿐이었다. 송은범은 5이닝 무실점으로 3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과부하가 걸릴 법도 했지만 SK 마운드는 지치지 않았다. 지쳤어도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마지막이 된 5차전에서도 선발 고든이 강봉규에게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뒤이어 등판한 엄정욱도 4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상대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끝내 터지지 않은 팀 방망이가 야속할 뿐이었다.
자칫 이번 한국시리즈는 역대 최악의 맥없는 승부가 될 뻔했다. 삼성의 마운드는 어느 팀이라도 도무지 점수를 뽑아낼 수 없을 정도의 강함을 보여줬다. SK의 마운드도 힘을 냈기 때문에 팬들은 경기마다 펼쳐지는 긴박감 넘치는 투수전이라도 만끽할 수 있었다. 삼성에 크게 밀리지 않고 버틴 SK의 마운드가 긴장감 있는 명승부를 연출해낸 셈이다.
SK의 마운드도 강했다. 삼성의 마운드가 조금 더 강했을 뿐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친 체력의 한계도 무시할 수 없었다. '패자' SK에게도 '승자' 삼성만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
올 시즌 SK는 사령탑이 바뀌는 심한 풍파 속에서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열세라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KIA, 롯데를 차례차례 꺾고 삼성과 겨루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결국 손에 쥔 성적표는 우승이 아닌 준우승이었지만 SK 선수들, 특히 마운드가 보여준 혼신의 힘은 내년 시즌 전망도 밝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룡군단은 잘 싸웠다. 박수 받을 만한 준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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