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만수 SK 감독대행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1점차 추격전을 벌이면서 막판 대역전쇼를 노려봤지만, 삼성의 추가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결국 4-8로 무너졌다. 29일 4차전 패배로 SK는 1승 3패로 크게 열세에 놓였고, 이제 31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5~7차전에서 한 번만 더 패하면 우승의 꿈을 접어야 한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대행은 씁쓸하면서도 아쉬움을 남긴 패장의 변을 전했다. 이 대행은 "선수들은 정말 잘해줬다. 감독으로서 만족한다"며 "감독이 부족해 경기를 놓쳤다. 아쉬운 점은 투수들에게 너무 과부하가 걸렸다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선발 김광현을 3이닝 3실점 상황에서 강판한 점에 대해서는 "광현이는 내년이 더 중요한 선수다. 길게 이닝을 끌고가서 (시리즈) 희망을 주려고 했는데, 선수의 장래가 있다. 광현이가 상처를 안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당시 교체 상황을 설명했다.
되돌아보면 SK로서는 아쉬운 점이 참 많았다. 득점 기회를 잘 살려내지 못한 점뿐만 아니라 추격 분위기에서 계속된 투수들의 추가실점도 패배의 원인이다. 이 대행은 "두번째 투수로 이재영을 준비했는데 신명철에게 투런포(1-2에서 1-4가 됐다)를 맞아 타격이 컸다"며 "그 상황에서 승리조를 넣을 수가 없다.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너무 많이 걸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SK는 1-5로 뒤지던 7회말 박재상의 스리런포로 한 점차 추격 후 일궈낸 무사 1, 3루 추가 찬스서 안치용의 3루 땅볼 때 3루주자 최정이 협살에 걸려 아웃됐고, 이후 최동수가 병살타를 쳐 동점 혹은 역전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 이만수 대행은 "거기서 경기 흐름이 막혔다. 일단 동점을 만들려고 안치용에게 스퀴즈 사인을 냈는데, 상대가 견제를 계속 2개씩 하는 바람에 그냥 치라고 주문했다. 또 (3루주자) 최정이 (홈으로) 들어오면 안됐다. 감독이 부족해서 그렇게 됐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또한 4-5로 추격하던 8회초 구원등판한 박희수의 추가 2실점도 뼈아팠다. 추격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린 순간이었다. 이 대행은 "그렇게 잘 던지던 박희수가 예전처럼 제구가 안된다. 또 2이닝만 넘기면 되니까 이승호를 준비했다"며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SK는 4-5로 추격 후 맞은 8회초 수비 때 박희수가 2실점, 9회초 이승호가 1실점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5차전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이 대행은 "선발 고든이 길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1, 2차전 던졌기 때문에 5회까지 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중간 투수들이 힘들다. 내가 대신 던져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고까지 언급하면서 말을 줄였다.
4차전 화력대결 속에 추격을 펼쳤지만 계투요원들의 잇단 실점으로 맥이 끊긴 SK. 결국 그대로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고, 이만수 감독대행은 허탈한 심정으로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