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3차전 패배의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홈런이 아닌 적시타 '한 방'만 터졌더라도 경기 판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진했다. 특히 시리즈 전체 양상을 생각했을 때 류중일 감독은 1, 2차전 때처럼 마음 편히 웃을 수 없었다.
삼성은 28일 문학구장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선발 저마노에 이어 정인욱, 배영수, 권혁을 투입하며 끝까지 추격전을 펼쳤지만 타선의 부진으로 인해 스코어를 뒤집지 못했다. 게다가 3회초 1사 만루, 8회초 1사 1, 3루 등 절호의 득점 기회가 수 차례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29일 4차전 직전 덕아웃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패배의 과정과 이로 인해 SK에게 반격의 1승을 내줬다는 점에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삼성은 대구 1, 2차전을 내리 쓸어담으면서 기세를 확실히 잡는 듯 했지만, 3차전 홈런 2방을 맞고 패하면서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SK의 뒷심을 감안하면,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은 "3회와 8회가 참 아쉽다. 특히 3회 1사 만루 때 채태인과 최형우가 삼진을 당했다. 그 때 쳐줬더라면 쉽게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었을 텐데…"라며 "투수도 투수지만, 타자들이 좀 잘쳐줬으면 한다"고 타자들에게 분발을 당부했다.
또 류중일 감독은 "큰 경기라서 그런지 선수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치라고 주문을 하는데, 오히려 선수들은 더 조심스러워하더라"며 "생각없이 해야 하는데 너무 생각을 많이해 주춤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덧붙였다.
2승 후 1패를 당한 삼성은 아직도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있다. 하지만 뒷심 강한 SK의 스타일 탓에 삼성 내부 분위기는 그리 밝지 못했다. 단숨에 3승으로 시리즈 명운을 가르겠다는 시나리오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다. SK의 기를 살려줬다는 측면에서 찜찜함은 더욱 커졌다
때문에 류중일 감독은 5차전 선발로 예정하고 있는 차우찬의 이날 4차전 불펜 기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기회가 있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류 감독은 "차우찬도 오늘 상황을 보고 기용할 수도 있다. 후반에 상황을 보겠다"며 "5차전 선발로 내정했다고 해도 단기전이니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류중일 감독은 4차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4차전은 우리가 우승할 수 있는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며 "오늘 밀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4차전에서 반드시 SK의 반격에 찬물을 끼얹어버리겠다는 각오다. SK는 기를 살려주면 안되는 팀임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매섭게 눈빛을 번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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