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KIA 타이거즈가 진정한 '무등산 호랑이'와 함께 새로운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18일 조범현 감독의 자진사퇴 후 영입한 새 감독이 바로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기 때문이다.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끈 선동열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 KIA는 이제 진정한 타이거즈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분명 상징성이 있는 감독 선임이다.
그렇다면 선동열 감독 체제 하에서 KIA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KIA는 탄탄한 선발진에 비해 불펜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올 시즌만 해도 리그를 평정한 우완 에이스 윤석민을 필두로 로페즈와 트레비스, 서재응과 김희걸, 양현종까지 선발로테이선의 구성은 리그 수준급이었다. 물론 양현종의 부진 등 이런저런 예상밖 상황이 벌어지면서 진땀을 흘리기도 했지만, 분명 KIA의 선발진은 타 팀에 비해서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문제는 불펜이다. 2009년 최고의 방패로 활약했던 유동훈의 부진과 함께 손영민, 임준혁, 심동섭 등 불펜진의 위용은 선발진에 못미친다. 시즌 막바지 김진우, 한기주 등이 가세하긴 했으나 아직은 불안정한 전력이다. 이는 핵심 타자들의 부상으로 인한 타선 침체와 함께 조범현 감독이 언제나 골머리를 앓았던 부분이다.
여기서 선동열 감독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다. 선 감독은 삼성 감독 시절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불펜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인물이다. 그가 지휘하던 삼성에게 역전패는 없었다. 올해 '초보명장'으로 떠오른 삼성 신임 류중일 감독도 선동열 감독이 일궈놓은 토대를 잘 활용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고 봐야 한다. 선동열 감독이 삼성 시절 구사했던 '불펜야구'는 역시 최상의 승리공식을 위해서 선택한 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명투수 출신답게 선동열 감독의 투수 발굴과 조련 능력, 또 투수교체 타이밍 등은 팬들은 물론 심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노련하고 치밀했다.
선 감독의 부임으로 인해 KIA는 새로운 마운드를 구축해 투수력에서 더욱 힘을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선수의 발굴은 사령탑의 능력이라기보다는 코칭스태프와 스카우트팀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새로운 선수를 팀 전력과 경기 상황에 맞게 기용하면서 진정한 '1군 투수'로 성장시킬 수 있는 키는 감독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선동열 감독의 역량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야구 전문가들도 선동열 감독의 KIA 타이거즈가 예전과는 다른 투수진의 위용을 과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선동열 감독은 투수 운용 부분에서는 정말 뛰어난 인물이다. 삼성에서 불펜야구를 했다고 하지만, 이는 삼성의 선발진이 불펜진에 비해 약했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선발야구든 불펜야구든 KIA에 가서 투수진을 새로 진단한 후 운용방법을 선택하지 않겠느냐. 선수 업그레이드가 관건인데, 분명한 것은 선 감독의 취임으로 KIA의 마운드가 확실히 강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올 겨울 선 감독은 KIA 타이거즈의 투수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2012 시즌을 준비할 것이 자명하다. 팬들은 난공불락 마운드를 구축하며 리그를 호령할 새로운 KIA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의 타이거즈가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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