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다소의 신경전이 있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만큼은 양승호 감독도 진지해졌다. 회견 내내 웃음을 짓던 양 감독의 모습은 없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과 송승준, 강민호 그리고 SK 이만수 감독대행과 박정권, 최정은 15일 사직구장서 열린 플레이오프 공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각자 각오를 밝혔다.
양승호 감독은 "SK는 강한 팀이다. 페넌트레이스 3연전을 하는 기분으로 임하겠다"며 "선발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이들이 잘 해준다고 믿고 3전 전승으로 끝내고 싶다"고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이만수 감독대행도 "우리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서 정말 잘했다. 그 열기를 그대로 이어서 맞이하려한다. 야구의 본고장 부산에서 게임을 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우리 선수들이 이번 플레이오프서도 잘 해줘,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맞불을 지폈다.
선발투수는 롯데가 장원준-송승준-사도스키를 등판시키고, SK는 김광현-송은범-고든-윤희상 순으로 등판시킬 계획이다. 또 각 팀 키플레이어도 밝혔다. 양승호 감독은 손아섭, 이만수 감독대행은 이호준을 언급하면서 이들의 활약 여부에 시리즈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 이후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바로 강민호의 미묘한(?) 발언 때문이다. 강민호는 과거 논란이 된 SK의 사인훔치기를 언급하면서 "아무래도 준비를 많이 했다. 노출이 된다고 해도 단속만 잘하면 사인을 훔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고, 이에 대해 박정권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도 안된다. 애초에 하지도 않는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화를 내면서 양 팀간의 신경전은 극에 달했다. 발끈한 박정권으로 인해 회견장 분위기가 어색해질 정도.
여기서 양승호 감독이 못을 박았다. 양 감독은 "프로야구에서는 사인을 훔쳐서는 절대 안된다. 빈볼은 게임의 일부이기도 하고 팬서비스 차원에서 가능할 수도 있지만 사인 훔치기는 선수로서 해서도 안되고, 감독도 그런 행동을 하는 선수를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 그런 플레이는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 쾌활하며 화를 내는 법이 없던 양승호 감독이 이 부분에서만큼은 진지하게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사인훔치기는 상황에 따라 이번 플레이오프서 다시 한 번 논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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