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결국 준플레이오프 승부의 키는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윤석민이 쥐게 됐다. KIA는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0-2로 패하며 1승2패에 몰리자 4차전 선발로 1차전 승리의 주역인 에이스 윤석민을 예고했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KIA 조범현 감독은 3차전 패배 후 "오늘 이겼다면 선발은 바뀌었을 것"이라며 "내일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까 선발을 (윤)석민이로 결정했다. 본인도 던지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고 말했다.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의 중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KIA는 패배가 곧 시즌 마감을 의미하고, SK 역시 패할 경우 2승2패가 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조범현 감독이 윤석민을 선발등판 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윤석민에게 휴식일이 단 3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는데 있다. 윤석민은 지난 8일 문학 1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홀로 버티며 1실점 완투승을 따냈다. 109개의 적지 않은 공을 뿌리며 손가락에 물집도 잡혔다.
윤석민 본인도 "4차전이든 5차전이든 상관 없다"며 언제든 등판할 준비가 됐음을 밝혔다. 포스트시즌이면 팀의 에이스들이 3일 휴식 후 등판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 윤석민은 올 시즌 내내 조범현 감독의 배려로 충분한 등판 간격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윤석민은 올 시즌 주로 5일 또는 6일 휴식 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KIA의 선발진이 풍족했기 때문. 4일 휴식 후 등판도 25번의 선발 등판 가운데 5번밖에 없다. 5일, 6일 휴식 후 등판이 각각 7번으로 가장 많다. 7일을 쉬고 나온 적도 1번 있고, 8일을 쉬고 등판한 것도 3차례나 된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5경기에서 윤석민은 3승1패 평균자책점 2.79(29이닝 9실점)를 기록했다. 시즌 전체 성적에 조금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크게 나쁜 성적도 아니다. 이런 점만 따지면 등판 간격이 윤석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정규시즌을 모두 소화한 현 시점에서 체력이 얼마나 뒷받침 되느냐다. 또한 3일 휴식 후 등판은 올 시즌 처음 겪는 일이다. 1차전 등판 이후 손가락에 물집도 잡혔던 상황. 팀이 '지면 탈락'이라는 심적 부담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윤석민은 윤석민이다. 1차전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윤석민의 공을 제대로 공략한 SK 타자는 정근우, 최동수 정도밖에 없었다. 몸 상태에 큰 문제만 없다면 SK 타자들이 쉽게 쳐낼 수 있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무리한 등판이기는 하다. 1차전과 같은 완투는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승리를 위해서는 윤석민의 호투와 함께 KIA 불펜, 그리고 침체된 타선 부활이 뒷받침돼줘야 한다. 올 시즌 '에이스 중의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준 윤석민이 마지막 등판이 될 수 있는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KIA의 운명은 윤석민의 어깨에 달려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