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동국과 서정진(이상 전북 현대)의 희비가 엇갈린 한 판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2-1로 신승을 거뒀다.
지난 7일 폴란드전에서 선발로 나서 45분을 소화했던 이동국은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후반 34분 박주영(아스널)이 동료 최효진과 충돌해 왼쪽 귀 윗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교체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광래 감독도 이동국을 후반 교체 멤버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사실 이동국은 교체 출전에서는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85번의 A매치에서 교체로는 두 번 골을 넣은 것이 전부였다. 올 시즌 전북에서도 마찬가지로 교체 출전으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날 역시 이동국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후반 45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볼이 하늘 위로 솟구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시간 자체가 부족했다.
조광래 감독은 "오늘 경기를 토대로 코칭스태프와 의논해 11월 중동 2연전의 선수 구성을 결정하겠다"라며 이동국의 재선발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반면, 폴란드와 평가전서 맹활약하며 스타로 떠오른 서정진은 공식 국가대표 데뷔전이 된 이날 UAE전에서도 화려한 패스 한 방으로 조광래호를 또 한 번 살렸다.
서정진은 폴란드전에서 두 개의 도움으로 박주영의 골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7명을 교체하는 바람에 공식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해 값진 기록은 날아갔다.
이날 당당히 선발 출전한 서정진은 거침없는 돌파로 UAE의 공간을 깼다. 박주영-지동원과 함께 스리톱으로 나선 서정진은 적절한 자리 바꾸기를 하면서 기회를 노렸고 후반 6분 박주영의 골에 킬러패스를 찔러넣어 0의 행진을 깨는데 공을 세웠다. 박주영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고 환상적인 패스 타이밍으로 골을 도왔다.
이미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서정진은 박주영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공격 기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유기적이었다. A대표팀 공식 데뷔전이라는 압박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개인기가 뛰어나 UAE 수비진은 서정진의 속임 동작에 흔들리며 계속 공간을 내줬다.
서정진의 활약으로 대표팀에서는 부상 재활중인 이청용(볼턴 원더러스)과 손흥민(함부르크SV) 등 윙어들의 전쟁이 지구전에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듯하다. 다음달 중동 원정 2연전에서 서정진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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