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라이언킹'의 역할은 조커?
지난 7일 폴란드와 평가전을 통해 1년 3개월 만에 축구대표팀에 복귀했던 이동국(32, 전북 현대)은 아쉬운 45분을 보냈다. 조광래 감독은 기존의 공격 조합을 버리고 이동국을 원톱으로 선발 출격시켜 공격력 극대화를 꾀했지만 미드필드에서의 무기력이 맞물리면서 이동국은 두 번의 슈팅만 보여준 뒤 후반 벤치로 물러났다.
이 경기 후 이동국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를 잘 활용중인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45분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좀 더 시간을 줘봐야 한다"라며 제자를 옹호했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은 "어느 선수도 골 감각이 좋다면 찬스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이동국도 제 기량을 가지고 있다면 자기 것을 보여줄 수 있다"라며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는 선발 제외시키는 대신 후반 조커 투입을 예고했다. 대신 폴란드전에서 2도움을 올리며 부각된 서정진(전북 현대)을 오른쪽 날개로 배치해 왼쪽의 박주영(아스널)과 함께 원톱 지동원(선덜랜드)을 지원하는 새로운 공격 라인을 구상했다.
이동국에 대해 기대감을 가졌던 조광래 감독의 태도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이동국은 정규리그 27경기에서 16골 15도움으로 최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이중 24경기를 선발로 나서 마음껏 능력을 보여줬고 조 감독도 이를 눈여겨보고 대표 발탁했다.
폴란드전을 앞두고 좌우 공격수의 희생을 통한 이동국 원톱 효과 극대화를 노렸던 조 감독은 뜻대로 되지 않자 승점 3점이 큰 역할을 하는 월드컵 예선 UAE전에서는 실리를 선택했다. 팀을 위해 이동국이 희생하라는 이야기다.
조커로 나서야 하는 이동국이지만 그가 가진 능력에 토를 달기는 힘들다. A매치 통산 25골 중 9골을 중동팀을 상대로 기록했다. 이번 예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쿠웨이트를 상대로 4골을 퍼부었고 UAE전에서도 1골을 넣은 기억이 있다.
조 감독은 "이동국은 24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누구나 팀을 위한 선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며 특별 대우는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어려움을 딛고 필요할 때 해결사로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이동국도 "골 한 번 넣어보겠다"라며 킬러 본능 발휘를 예고했다. 주어진 상황을 이겨내는 것, 이동국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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