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5위의 주인이 쉽게 가려지지 않고 있다. 한 발 앞서 있는 5위 LG가 좀처럼 한화, 두산과의 격차를 벌리지 못한 채 추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28일 류현진이 등판한 한화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2-4로 패하고 말았다. 7위였던 한화는 6위로 뛰어올라 5위 LG와의 승차도 1경기로 좁혔다. 이날 삼성에 패하며 7위로 떨어진 두산 역시 아직까지 LG와 1.5경기의 승차를 유지하고 있어 언제든 5위 탈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5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최후의 팀은 누가 될까. 먼저 기세면에서는 한화가 우위에 있다. 한화는 9월 들어 12승8패의 높은 승률(6할)을 기록하고 있다. 선수단 내에도 '반드시 5위를 하자'는 분위기가 퍼져 있는 상태다. 한화 선수들이 최근 경기에서 보여주는 높은 집중력도 5위 자리에 대한 집념 때문이다.
이에 반해 LG는 4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9월 성적도 6승14패(승률3할)로 극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9월 성적 12승1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선두 삼성에 2연패를 당하며 7위까지 주저앉았다.
맞대결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 두 팀은 10월1일부터 3일까지 연휴에 맞춰 3연전을 치른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서 있는 두산이 LG와의 마지막 3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5위로 뛰어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한화는 LG, 두산과 올 시즌 19차전을 모두 치렀다. 두산에는 10승9패 근소한 리드를 지켰지만 LG를 상대로는 6승1무12패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잔여 경기 일정도 중요하다. LG는 넥센과 1경기, 두산과 3경기, 삼성과 3경기 등 총 7경기를 남겨놨다. 한화는 넥센, 롯데와 각각 3경기 씩 총 6경기가 남았다. 두산은 KIA와 1경기, 롯데와 1경기, LG와 3경기, 넥센과 2경기 등 총 7경기. 선두 삼성과 3경기가 남은 LG나 2위 싸움을 벌이는 롯데와 3경기를 치러야 하는 한화는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세 팀이 5위 자리를 차지하려는 이유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다. 사실 5위 자리에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 오히려 성적의 역순으로 진행되는 이듬해 신인 지명회의에서 상위권 지명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하지만 엄연히 7위보다 5위가 높은 순위다. 5위는 한 계단만 더 올라가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지만, 7위는 한 계단 내려가면 바로 꼴찌다. 팬들도 마지막 순위에 따라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달리 가질 수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가려지면 자칫 프로야구 열기가 급격히 식을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는 마지막까지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LG, 한화, 두산이 펼치는 숨가쁜 5위 싸움이 올 시즌 프로야구의 막바지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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