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초장부터 화끈한 타격전 속에 한화의 대역전극이 청주구장을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주인공은 9회말 끝내기 투런홈런을 날린 가르시아(한화). 3연타석 홈런을 날린 롯데 이대호는 주연에서 졸지에 조연이 되고 말았다.
한화는 16일 청주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서 엄청난 화력 공방전을 벌인 끝에 8회말 나성용의 동점 스리런, 9회말 가르시아의 끝내기 투런이 터져나오며 12-10으로 극적인 재역전 승리를 따냈다. 지난 6월 12일 사직경기부터 이어져온 롯데전 6연패 사슬을 끊은 것도 기분좋은 수확.
롯데는 3연타석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홀로 6타점을 쓸어담은 이대호의 맹활약에도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지며 어렵게 잡은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허망한 역전패를 당했다. 더군다나 이 경기 패배로 이날 잠실 LG전서 승리한 SK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1리 뒤져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주저앉는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다.
사실 중반 이후 롯데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 경기였다. 초반 난타전 속에 롯데는 이대호의 3연타석 홈런을 발판으로 4회초 8-7 리드를 잡았고, 7회초 2점을 보태 10-7로 달아나 승리의 고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의 화력도 결코 만만찮았다. 8회말 나성용이 1사 1, 3루에서 임경완으로부터 우중월 스리런홈런을 날려 단번에 10-10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이어 9회말에는 2사 후 최진행이 볼넷을 얻어나가자 가르시아가 긴급 구원등판한 롯데 마무리 김사율로부터 호쾌한 중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그대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8회말 동점을 이룬 후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3자범퇴로 막아낸 박정진이 승리투수가 됐고, 9회말 최진행을 볼넷 출루시키고 교체된 이재곤이 김사율의 구원 실패로 패전을 떠안았다.
1회부터 양 팀의 화력이 불을 뿜었다. 매 이닝마다 치고받는 화끈한 난타전이었다. 1회초 롯데는 손아섭의 1타점 적시타 후 이대호의 투런포가 터져나왔고, 이후 연속 안타로 다시 일궈낸 1사 1, 3루서 조성환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홍성흔이 홈을 밟아 4-0으로 앞섰다.
한화는 곧바로 1회말 반격에 나서 가르시아(1타점)와 이대수(2타점)의 연속 적시타로 추격을 개시했고, 2회말에도 고동진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최진행이 좌월투런포를 쏘아올려 6-4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이대호의 장타본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3회초 중월솔로포를 쏘아올려 수그러든 팀 기세를 되살려놓았다. 한화가 3회말 이대수의 중월솔로포로 7-5로 다시 도망가자 이대호는 이번에는 4회초 좌월 스리린포까지 작렬시켜 8-7 리드를 안겼다.
이후 롯데는 7회초 2사 만루서 전준우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 점수를 벌리고도 불펜이 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이대호는 3개의 홈런 포함 4안타를 날리며 홈런 부문 선두 최형우(삼성/27개)를 1개 차로 바짝 뒤쫓았지만 팀 패배로 인상을 펼 수 없었다. 또한 선발 부첵이 일찍 강판한 후 4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쳤던 롯데 2번째 투수 진명호는 눈앞까지 다가왔던 프로 첫 승이 역전을 당하며 허망하게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한 점 뒤진 7회초 위기서 마무리투수 바티스타를 투입하는 강수까지 두며 승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는데, 결국은 마운드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화끈한 홈런포로 역전 드라마를 써낼 수 있었다. 동점 스리런을 날려 역전의 발판을 놓은 나성용은 이틀 연속 홈런을 날리며 새로운 거포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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