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4월 부진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투고 있었을 텐데…'
한화 한대화 감독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올 시즌 첫 3연전 싹쓸이에 성공한 한화 이글스에게는 더더욱 개막 초반인 4월의 부진이 뼈아픈 기억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화는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신경현의 만루포를 앞세워 5-2 승리를 거두며 주말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이른바 스윕이라고 부르는 3연전 독식에 성공한 것이다. 3연승을 달린 한화는 48승 2무 60패를 기록, 6위 두산과의 한 경기 차 간격을 유지했다.
한화에게는 올 시즌 4월 성적이 너무나 아쉽다. 한화는 4월 열린 24경기에서 6승 1무 16패 승률 2할7푼3리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한화의 '3년 연속 최하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5월부터 한화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사장과 단장이 동시에 교체되는 사상 초유의 인사를 단행했고, 외국인 투수를 물갈이했다. 팀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시작한 구단의 노력이 선수들의 의지와 맞물려 이후 좋은 성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4월 이후 한화의 성적은 42승 1무 44패. 5할 승률에 거의 근접한 성적이다. 4월 이후만 따지면 순위도 4위까지 올라간다. 5위까지 떨어진 LG(40승46패)도, 김성근 감독 경질 이후 침체된 SK(41승45패)도 4월 이후엔 한화보다 승률이 높지 않다. 줄곧 하위권에 머물던 두산(34승 1무 50패)과 넥센(33승51패)은 말할 것도 없다. 1~3위에 올라 있는 삼성, 롯데, KIA만이 4월 이후에도 한화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쉬움만 남는 것은 아니다. 5월부터 거둬들인 한화의 성적은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사실 한화의 팀 전력은 강한 편이 아니다. 객관적으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다른 팀에 비해 뒤지는 편이다. 한대화 감독도 특정 포지션의 선수를 지목하며 "아무개가 백업이어야 팀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다른 팀 같으면 후보였을 선수가 한화에서는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5월부터 5할에 가까운 성적을 내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에이스' 류현진이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운데 낸 성적이다. 류현진이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다른 팀에 크게 밀리거나 무너지지 않는 힘을 보였다.
한화의 내년 시즌이 더욱 희망적인 이유는 든든한 지원군이 가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김태균. 올 시즌 도중 일본 지바 롯데와의 계약을 해지한 김태균은 다음 시즌 한화에서 뛸 것이 거의 확실시 돼가는 분위기다. 한화 김승연 회장이 팬들 앞에서 직접 "김태균을 데려오겠다"고 공언을 했다.
올 시즌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팀 전력에 류현진이 정상 컨디션으로 제 몫을 해주고 김태균이 타선에 복귀를 한다. 여기에 올 시즌 종료 후 FA 선수도 몇 명 보강한다면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4월 부진이 아쉬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4월 이후의 선전은 한화의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최근의 상승세만 이어진다면 한화의 올 시즌은 성공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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