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반짝 상승세를 타는가 했던 LG 트윈스가 또 다시 '3연패'의 늪에 빠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점점 어렵게 됐다.
LG는 25일 잠실 넥센전에서 4-8로 패하며 넥센과의 이번 3연전을 모조리 내줬다. 넥센에는 6연패의 수모도 당했다. 4위와의 승차는 6.5경기까지 벌어졌다. 지난주 선두 삼성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던 기세는 온데간데 없다.
올 시즌 LG에게 남아 있는 경기는 32경기. 벌어진 승차에 비해 남은 경기 수가 너무 적다. 게다가 분위기마저 급격히 가라앉은 상태다. 이래저래 '9년만의 가을잔치'는 그저 꿈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LG가 뒤쫓던 롯데는 무서운 상승세로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제 순위표 LG의 윗자리는 KIA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분위기라면 롯데보다는 KIA를 추격하는 것이 수월해 보인다. KIA가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의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긴 하지만 아직 포기할 수는 없다. 시즌을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기적을 일궈내야 한다. KIA보다 13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는 것은 아직 반전의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지금부터라도 미친 듯한 연승모드에 돌입한다면 뒤집기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4위의 마지노선을 승률 5할 이상으로 놓고 LG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자. LG가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 이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19승13패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5할9푼4리의 쉽지 않은 승률이다. 이 경우 LG는 67승66패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LG가 놀라운 페이스로 5할 승률에 턱걸이 한다해도 KIA의 부진이 함께하지 않으면 뒤집기는 일어나지 않는다. KIA는 남은 경기에서 7승12패(승률 3할6푼8리)만 거둬도 LG를 따돌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선수단의 전력과 분위기다. 현재 LG와 KIA의 분위기는 8개 구단 가운데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을잔치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LG, 1위에서 어느새 4위까지 추락한 KIA.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전력면에서도 두 팀 모두 안정감이 떨어진다. LG는 최근 작은 이병규와 이택근이 1군에 합류했지만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합류한 23일부터 넥센과의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두 선수 모두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고, 주포 박용택과 안방마님 조인성이 2군에 내려가 있어 여전히 베스트 전력이 아니다.
KIA는 최희섭이 1군에 복귀해 천군만마를 얻는 듯했지만 23일 롯데전에서 스리런포를 터뜨린 이후 다시 허리통증이 도져 2경기를 내리 결장했다. 검투사 헬멧을 쓰고 복귀한 김상현도 아직 타선에 힘을 싣기엔 역부족이다.
KIA는 LG에 6.5경기나 앞서 있다. 사실 아직은 LG와의 격차가 크게 신경쓰일 시기는 아니다. 롯데를 다시 제치고 1.5경기 차인 2위 SK와의 격차를 어떻게 좁힐 것인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LG가 KIA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아직은 그야말로 가능성일 뿐이다.
하지만 LG는 아무리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팬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시즌 막판 좋은 모습을 보이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다. 반대로 극적인 역전 진출에 성공한다면 '미라클 LG'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어렵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LG의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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