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막판 순위싸움에 영향을 커다란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야신' 김성근 감독의 경질이다.
SK 와이번스는 18일 김성근 감독의 사퇴를 발표했다. 전날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폭탄선언을 한지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내려진 결정이다.
당초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까지는 팀을 맡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단은 "파행을 막기 위해"라며 김성근 감독 대신 이만수 2군 감독을 1군 감독석에 앉혔다.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던 김성근 감독은 결국 지난 2007년 사령탑에 오른지 5년만에 SK 유니폼을 벗게 됐다.
김성근 감독의 경질은 곧바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폭탄선언이 터진 17일에는 선두 삼성을 상대로 0-9 영봉패를 당했고, 아예 감독석을 떠난 18일 역시 삼성에게 0-2로 무릎을 꿇었다. 두 경기 연속 영봉패. 믿고 따르던 감독의 부재는 선수들의 동요를 낳았다.
이대로라면 3위 자리는 물론 4위도 장담할 수 없다.
18일 현재 SK는 4위 롯데와의 승차가 2.5경기까지 좁혀졌다. 최근 롯데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금세 뒤집혀질 수 있는 격차다. 만약 LG까지 전열을 재정비해 반격에 나선다면 4위 싸움을 벌여야 할 처지다.
LG와의 승차는 7경기로 아직 여유 있는 편이다. 하지만 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히며 5월초까지 2위 리를 지키던 두산이 6위까지 추락하기까지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두산에게 2위자리를 물려받은 LG 역시 꽤 오랜동안 2위를 지키다 지금은 4위에 4.5경기차 뒤진 5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두 경기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쉽게 SK가 예전의 경기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9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친 17일 승부는 본래 SK가 보여주던 집중력의 경기가 아니었다. 18일에는 아예 4안타 빈공을 보였다. 선수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치진 6명이 줄줄이 사퇴를 표명했다. 야구는 선수가 한다지만 감독에 이어 코치의 존재는 선수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단은 급한대로 남아있는 코치들의 보직을 변경하며 분주히 움직였지만 갑작스런 훈련환경의 변화에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교롭게 SK는 롯데, LG와 경기를 가장 많이 남겨놓고 있다. 양 팀과 각각 7경기씩을 더 치러야 하는 것. 결과에 따라 승차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맞대결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은 그만큼 순위 변동에 변수가 많다는 뜻이다. 지금으로서는 팬 청문회 등으로 뒤숭숭한 LG의 팀 분위기가 다행스러울 정도다.
그 동안 SK의 4강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고 선두권 재탈환이 화두였다. 아직 2위 KIA와의 승차도 1경기 밖에 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서는 2위 탈환은 언감생심, 연패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19일부터는 파죽의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롯데와의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4년간 한국 프로야구의 최강자로 군림했던 SK 와이번스. 이젠 수장을 잃고 위기에 봉착했다. 흔들리는 SK가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판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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