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산소탱크' 박지성(3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번 프리시즌은 화려했다. 미국 투어 4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으며 깔끔한 결정력을 과시했다. 골을 기록하는 과정도 상대 수비수와 경합에서 이겨낸 알짜배기 경우가 많았다.
영국의 주요 언론은 폴 스콜스의 은퇴와 라이언 긱스의 노쇠화에 '젊은피'를 앞세운 리빌딩 등으로 맨유에서는 박지성이 새 시즌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했다. 맨유에서 벌써 7시즌째를 맞이하는데다 누구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박지성은 올해도 팀내 경쟁 구도에 휘말려 있다. 이번에는 애스턴 빌라에서 넘어온 애슐리 영(26)과 기존의 루이스 나니(25)가 경쟁자들이다. 기복이 다소 심한 나니와 달리 영의 존재는 박지성에게 경계의 대상이다.
영은 측면과 처진 공격수를 두루 소화할 수 있다. 골 결정력도 뛰어나 애스턴 빌라에서 5년 동안 30골 56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7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영은 주전으로 나서 풀타임 활약했다. 반면, 교체 명단에 있던 박지성은 노란 조끼를 입고 홀로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교체 명단에 있던 필드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맨유에 빠르게 녹아든 영은 커뮤니티 실드를 마친 뒤 "맨유는 언제나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 퍼거슨 감독이 원하는 전술에 맞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나니의 달라진 플레이도 눈에 띈다. 드리블 중심의 개인기로 큰 경기마다 박지성에게 밀렸지만 커뮤니티 실드에서는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로 두 골을 터뜨렸다. 특히 후반 13분 자신의 발끝에서 시작된 패스가 웨인 루니와 톰 클레버리를 거쳐 되돌아와 골로 연결되는 장면은 예술이었다.
전문 윙어들의 활약은 박지성에게도 큰 위협이다. 물론 한 경기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측면뿐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 가능한 박지성의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생각하면 여전히 주전 경쟁은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박지성은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가브리엘 오베르탕의 위협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첼시, 리버풀, 아스널 등 강자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결국에는 승자가 됐다. 특히 올 시즌은 대표팀에서 은퇴해 맨유 경기에 전념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경쟁 구도에서 버텨낼 수 있는 훨씬 유리한 조건 속에 시즌을 맞는다.
오는 14일 맨유는 웨스트브롬위치와 2011-2012 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박지성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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