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설마했던 롯데가 정말로 치고 올라서고 있다. 현 분위기라면 무서울 것이 없을 정도다. 고질적인 불펜의 불안함은 여전하지만, 선발진의 활약과 타선의 폭발로 약점들을 메워내고 있다. 전반기 목표도 거의 달성했다.
롯데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사도스키의 6.2이닝 2실점 호투 속에 장단 19안타를 두들긴 화력의 힘을 앞세워 13-5로 완승을 거뒀다. 3-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유지한 채 후반을 맞은 가운데 7회와 8회 방망이가 두산의 불펜진을 줄줄이 두들기면서 무려 9점을 뽑아냈다. 한여름밤 잠실구장을 찾은 롯데팬들은 스트레스를 확 풀었을 정도다.
이날 승리로 챙긴 결과는 쏠쏠하다. 5위 자리를 바짝 추격해오던 6위 두산과의 승차를 3게임으로 벌렸고, 동시에 4위 LG가 넥센에 연패를 당하는 사이 승차를 1.5게임차로 좁혔다. 추격자를 제압하고, 쫓아가야할 팀이 패하면서 롯데는 그야말로 최고의 소득을 거머쥔 셈이다.
특히 양승호 감독이 그토록 원하던 승패차 -2를 달성했다는 점이 놀랍다. 양 감독은 6월말 부진에 허덕이던 상황에서 올스타브레이크 전까지 승패차 -2를 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반기를 5할 승률에 근접하게 마감하지 않으면 사실상 후반기에는 추격이 어려움을 인정하고 총력전을 선언한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싸늘했다. 6월말 29승 36패 3무로 승패차가 '-7'까지 벌어진 상태였고,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4월의 부진을 5월에 만회한 경험이 있지만 또 한 번 롤러코스터 행보가 반복되기는 어려운 듯했다.
그런데 실제로 7월 들어 롯데가 무서운 기세로 돌아섰다. 우천취소 4차례 속에 9승 4패를 거두면서 38승 40패 3무를 기록, 승패차를 '-2'까지 줄여놓은 것이다. 선발진이 매번 임무를 완수했고, 홍성흔, 조성환을 비롯해 그 동안 침묵하던 타자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반기 단 경기만 남겨놓은 시점에서 롯데는 7월의 목표를 달성하면서 포효했다.
양승호 감독은 20일 경기 전 웃음을 지으며 7월 분투에 대해 "선발진이 제 역할을 다해줬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6월말 보여줬던 굳은 표정은 풀려 있었고 자신감을 되찾은 듯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특히 한 롯데 관계자는 "이런 분위기면 우리로서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아쉽다. 그냥 경기를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까지 언급했다. 그만큼 현재 팀 분위기가 좋다는 뜻이다.
롯데가 7월 재반격을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있다. 실제로 지금의 기세라면 올스타전 휴식이 마뜩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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