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KIA 선발은 정말 부러워." 막강 불펜을 보유한 삼성의 류중일 감독도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마운드, 바로 KIA의 선발진이다. 류 감독은 "로페즈, 윤석민, 서재응 등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면서 KIA 마운드를 부러운 듯이 쳐다봤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KIA 마운드에 또 하나의 '물건'이 추가됐다. 20개월여의 기나긴 재활 훈련 끝에 '10억 어깨' 한기주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KIA는 한기주가 12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3군 경기와 퓨처스리그(2군) 5경기에 등판해 경기 감각을 익힌 한기주는 1군에 합류하며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한기주는 지난 2009년 11월 20일 미국으로 건너가 LA 조브클리닉에서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재건술과 팔꿈치 뒷편 골편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착실하게 재활트레이능을 해온 그는 올해 들어 3군 경기부터 치르며 예상보다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 6월말 복귀도 조심스럽게 예상됐지만 당초 예정대로 7월초 복귀가 확정됐다.
그동안 조범현 감독은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 몸상태가 가장 먼저"라며 한기주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워낙 화제의 중심에 섰던 거물 투수인 만큼 한기주는 등판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한기주는 2군 총 5경기에 등판해 18.2이닝 동안 20피안타 9사사구 18탈삼진 11실점(11자책) 평균자책점 5.30으로 2패만을 기록했다.
기록은 썩 좋지 않지만 조 감독은 한기주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조 감독은 "한기주의 피칭을 직접 보지 못했다. 2군 기록도 보고만 받은 상태"라며 "1군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선발 투수로 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기주가 선발진에 성공적으로 합류한다면 KIA는 로페즈와 윤석민-트레비스-서재응-양현종-한기주의 6선발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10승 고지를 점령하며 다승왕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는 로페즈, 윤석민과 어느덧 7승을 올리며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은 트레비스. 여기에 한기주의 복귀 호투까지 더해진다면 KIA 마운드는 더욱 강력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든든한 마운드 덕에 여유를 찾은 조 감독은 선발을 중간 계투로 돌리는 변칙 운용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조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9경기가 남았다. 등판 간격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코어가 여유있는 상황이라면 선발투수가 경기 후반 1∼2이닝 정도를 막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기주도 돌아오고, (그럴 만한) 상황이 되니까"라며 한기주의 복귀에 따른 마운드 운용의 여유로운 변화를 시사했다.
9일 LG전서 선발 1.2이닝만에 4실점(4자책)하며 패배를 당한 양현종에 대해서는 "계속 저런 모습이면 선발 하겠나"라며 무한 경쟁으로 내몰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기주의 합류로 KIA 마운드에 다시 한 번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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