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다. SK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선 뒤 계속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야통(야구 대통령)'이란 별명은 우승한 뒤에 불러달라"면서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류중일 감독이 삼성의 선두 질주 요인을 밝혔다. 가장 먼저 꺼낸 이름은 '경산 용병' 모상기였다.
2006년 입단한 모상기는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단 두 차례 모습을 드러냈을 뿐 빛을 보지 못했다. '2군의 이대호'라 불리던 모상기는 외국인 타자 가코가 2군으로 내려간 틈을 타 1군 콜업 기회를 얻었다. 이후 14경기째 모상기의 특급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36타수에서 뽑아낸 9안타 중 2루타 3개, 홈런이 4개에 달한다. 빗맞은 안타도 펜스 앞까지 날려버리는 파워가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모상기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모상기의 활약을 높이 산 류 감독은 "이제 상대 견제 극복이 관건이다. 상대의 끈질긴 연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윙을 할 줄 알아야 진짜 실력"이라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신명쳘과 채태인이 빠진 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준 선수들의 활약도 빠뜨릴 수 없다. 류 감독은 "신경철이 내려가자 손주인이 올라왔고, 채태인의 부상 후에는 조영훈이 맹활약해줬다. 부상 공백을 잘 막아낸 선수들의 활약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시작 후 6월까지 선수들이 잘 해줬다. 자신감이 생기다보니 절로 팀이 강해진 것 같다. 팀 성적이 좋을 때는 몸이 아픈 것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를 탄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얼굴의 활약 이면에 존재하는 상대팀의 '견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새로운 타자와 두 차례 정도 맞붙으면 상대 투수도 약점을 파악하게 된다. 이같은 공략을 이겨내는 순간 3할 이상을 치는 타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겨내지 못하면 다시 도태된다"고 조언했다.
핵심 선수들의 꾸준한 활약에 신진 세력의 가세가 더해지며 만들어낸 삼성의 선두 질주.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133경기를 처음부터 전력으로 끝까지 달려가는 팀은 거의 없다"고 밝힌 류 감독은 "30경기 가량 남았을 때가 진짜 승부다. 물론 우승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어 속단할 수 없다. 아직 모른다"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류 감독의 표정에서는 당당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