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넥센 포수 허도환은 한참동안 웃음을 참지 못했다. 급소와 발등에 이어 어깨 부상까지 당하는 등 온몸을 바쳐가며 지켜낸 팀 승리의 기쁨은 누구보다 컸다.
2일 목동 SK전에 선발 포수로 출전한 허도환은 3회 굴절된 타구에 급소를 맞아 그라운드에 그대로 쓰러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허도환은 상태를 진정시킨 뒤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후에도 허도환은 타구에 발등과 어깨를 잇따라 맞는 등 고군분투하며 경기를 책임져야 했다.
경기 종료 후 "아파 죽겠어요"라며 덕아웃으로 들어선 허도환은 "죽는 줄 알았다. 급소에 맞은 뒤 이닝을 종료하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확인(?)해 봤는데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더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회말 선취득점을 올리는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타선에서도 좋은 활약을 한 허도환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2년 휴식기가 있었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야구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한 허도환은 단 1경기 출장 후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방출되고 말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넥센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허도환은 2군 훈련장인 강진에서 1군 진입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렸다. 이후 가까스로 엔트리에 합류한 허도환은 올 시즌 18경기째 1군서 활약 중이다. 허도환에게는 웬만한 부상 정도는 참아낼 만큼 간절한 1군 무대였다.
한편 이날 허도환과 호흡을 맞춘 선발 투수 문성현은 자신이 던진 공으로 인해 허도환이 부상을 당한 것이 미안했는지 "다음 원정경기에서 밥을 사기로 했다. 광주(다음주 넥센 원정지)에 뭐가 유명하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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