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
수원 삼성을 상대로 8년 1개월여를 이어오던 홈 무패 행진을 마감했지만 대전 시티즌 왕선재 감독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오히려 최근 구단을 둘러싸고 있는 복합적인 난제들이 더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 같았다.
대전은 25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2011 K리그 15라운드에서 1-3으로 패했다.
경기 뒤 왕 감독은 큰 숨을 들이쉬며 인터뷰룸에 들어섰다. 그는 "결정력에서 진 것 같다"라며 경험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결론 내렸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반복한 왕 감독은 "실력이 없어서 패하는 것을 가지고 선수들을 탓하는 것은 좀 그렇다. 일단 감독 책임이다"라고 자신이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전은 승부조작 사태로 선수가 8명이나 구속 및 불구속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윤식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일대 혼란을 겪는 중이다. 구단 팀장급 이상도 사표를 내는 등 행정 마비도 겪었다.
왕 감독은 "모든 것은 감독 책임이다. 축구인이자 한 팀의 수장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최근에 안 좋은 이미지로 인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어느 것이 옳은 일인지 고민 중이다"라며 사의를 시사했다.
선수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애절한 눈빛을 외면할 수 없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왕 감독은 "나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와서 선수들이 괴로울 것이다. 하는 데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희망을 찾는 중인 왕 감독은 "6강 희망은 있다. 2007년에도 막판 5연승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갔다.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고 새롭게 영입하면 해볼 만하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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