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삼성의 신형 거포 모상기는 요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우연히 잡은 기회를 제대로 거머쥔 모상기는 1군에 올라온 지 9일만에 홈런 3개를 때려내는 등 21타수 6안타 타율 2할8푼6리로 활약 중이다. 장타율은 무려 8할5푼7리다.
2006년 2차 6라운드, 전체 47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후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기록이 5타수 무안타에 불과했던 모상기의 깜짝 활약은 그야말로 '대반전'이었다. 모상기 역시 "꿈을 꾸는 것 같다. 얼떨떨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24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모상기는 "경기장에 들어설 때마다 상대 투수를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한다"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이기에 더욱 소중했다.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1군에 이름을 올린 모상기는 단 9일만에 가코의 성적(1홈런, 타율 2할4푼3리)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1군 무대 적응이 수월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2군에서 180타수 59안타 15홈런 타율 3할2푼8리를 기록하며 '2군의 이대호'로 불리던 모상기 역시 1군 투수들의 공이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냥 쓱 지나가더라. 방망이를 무조건 세게 돌린다고 맞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을 잘 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일고 동기인 김현수(두산)의 좋은 활약도 자극이 됐다. 모상기는 "김현수는 지금의 나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선수다. 현수가 최고의 타자가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한편으로는 나도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꾸준한 실력 발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모상기는 "잘 할 때도 있고, 못 할 때도 있는 것 아닌가. 절박하게 매 타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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