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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수원, 희망은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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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선수 부상은 속출이요, 뻔한 전술은 상대팀에 확실하게 읽혔다. 희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명가' 수원 삼성의 현주소다.

수원은 지난 주말 13라운드에서 다잡은 승점 1점을 놓치고 제주 유나이티드에 2-3으로 패하며 14위로 미끄러졌다. 올 시즌 전력이 최악인 성남 일화, 이제서야 겨우 첫 승을 거둔 강원FC가 밑에 깔려 있지만 수원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사실상 꼴찌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라이벌 FC서울이 멀지 않은 12위에 승점 2점 차로 있다는 점이다.

수원은 제주전에서 중앙 수비수 황재원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성국도 허벅지 근육통에 시달려 14라운드 대구FC전 출전이 어렵다. 난국을 타개할 비책이 보이지 않는다.

부상은 다른 선수들의 체력 소모로 이어진다. 마토-곽희주 라인이 버티고 있는 중앙 수비에는 최성환을 제외하면 대체 전력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미드필드에서는 이용래가 A대표팀 차출 후유증을 겪어 오장은 홀로 분전하고 있는 가운데 오범석이 측면과 중앙을 오가고 있지만 체력만 소진할 뿐 활약은 미미하다. 확실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아 이들의 동선이 겹친다는 단점도 있다.

공격진에서는 총체적 난국의 결정판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날아온 알렉산데르 게인리히가 서서히 안정감을 찾으면서 골을 터뜨리고 있지만 하태균은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2004 K리그 우승 주역 마르셀은 이름값을 해내지 못하고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다. 베르손은 그림자 뒤에 숨었다.

측면의 최성국은 드리블이 길다는 단점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고 염기훈과 이상호는 돌파와 패스가 되지만 마무리가 부족하다. 상대 수비수 두세 명이 가로막으면 고립되는 현상은 여전하다.

어려울 때 나타나는 특급 조커도 보이지 않는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박준태라는 걸출한 교체 요원으로 재미를 보며 6위라는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지만 수원에는 딱히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자원이 없다.

당연히 화살은 윤성효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단 관리 능력으로 향한다. 윤 감독은 시즌 초반 선수들이 자신의 전술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다양한 대회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수 보강이 필요하다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 추가 영입을 호소했다.

그러나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끊임없는 부상 발생에 대한 대처는 미흡하다. 게인리히와 하태균이 부상으로 힘겨워할 때는 염기훈을 최전방 원톱에 내세워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상대방에 전술도 쉽게 읽힌다. 수원과 상대했던 A팀의 B코치는 "수원을 상대할 때는 후반 15분까지 힘을 빼고 기다리면 된다.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비 뒷공간이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곳을 공략하면 된다. 특히 '통곡의 벽' 마토는 급격하게 허물어진다. 느리다는 단점까지 있어 최고의 공략지대다"라고 분석했다.

B코치의 말대로 수원은 최근 정규리그 7경기에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며 1무6패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총 13실점 중 후반 15분 이후 3실점을 기록했는데 모두 결승골이었고 결과적으로 승점 9점을 날렸다. 대부분이 수비 실수에서 비롯됐다. 이 경기들을 잡았다면 4~5위를 오르내리는 순위 경쟁이 가능했다.

윤성효 감독은 제주전 후 자신의 책임을 처음으로 거론했다. 그는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모든 건 감독 책임이다"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남은 경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하게 표현했다. 수원의 반전이 성공할지, A매치 휴식기 후 재개된 K리그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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