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4월 6승 1무 16패를 기록한 팀이 5월에는 13승 13패로 선전하더니 6월 들어서는 5승 3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꼴찌였던 팀 순위도 어느새 6위까지 올라섰다. 최근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한화가 4월 26일 이후 49일만에 6위 자리로 올라섰다. 한화는 9일 잠실 LG전에서 4-1 승리를 거두고 이날 KIA에 2-3으로 패한 두산을 7위로 끌어내렸다. 이제 한화는 5위 롯데와도 2.5경기 차. 4위 삼성과의 승차는 6.5경기로 여전히 많이 벌어져 있지만 최근의 상승세라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한화가 6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급성장한 젊은 선발진에서 찾을 수 있다. 개막 전 류현진-데폴라의 원투펀치 외에는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눈에 띄지 않았던 한화지만 지금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부진한 데폴라의 퇴출이 결정난 가운데 국내 선수들로만 선발진을 꾸렸다는 점에서도 놀라운 발전이다.
한화가 6위로 점프하는 경기에서 승리를 견인한 선수는 양훈(25)이다. 양훈은 9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8.2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완투승이 눈앞이었지만 2루수 한상훈의 실책으로 무산된 것이 아쉬울 뿐 흠잡을 데 없는 피칭으로 시즌 2승(5패)째를 따냈다. 양훈은 지난 5월 28일 두산전에서 9이닝 완봉승을 거둔 이후 안정감 있는 피칭을 거듭하고 있다.
양훈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기 전에는 김혁민(24)이 한화 마운드의 젊은 피로 수혈됐다. 2군에서 시즌을 맞았던 김혁민은 지난 5월 5일 1군에 합류한 이후 3승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을 마크하고 있다. 6번의 선발 등판에서 4번이나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할 만큼 꾸준한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안승민(20)은 시즌 초반부터 한화 마운드의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믿었던 데폴라가 부진한 가운데 실질적인 2선발 역할을 수행했다. 12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4.7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78.1이닝), 양훈(59.2이닝)에 이어 팀내 세 번째로 많은 59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이 안승민의 공헌도를 잘 말해준다.
고졸 3년차 투수 장민제(21)도 꾸준히 5이닝 안팎을 소화하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한때 한화의 마운드는 송진우(45), 구대성(42), 정민철(39) 등 레전드급 선수들이 모여 있어 '경로당'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후 그들이 은퇴한 뒤 세대교체의 시기를 놓쳐 류현진(24) 외에는 내세울 투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성장한 젊은 투수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며 류현진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서서히 마운드의 세대교체, 리빌딩이 완성돼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위까지 치고 올라간 한화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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