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여유롭다. 초조한 기색이 없다. 차우찬(삼성)은 요즘 자신감이 넘친다. 남은 6월 등판 에서 모조리 승리를 거두겠다고 다짐할 정도다.
올 시즌 삼성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좌완 차우찬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데뷔 후 수 년간 '새가슴'이란 꼬리표를 달고 마운드 위에서 진땀을 흘렸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상대 타자를 압도하며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10승 투수 대열에 올라선 후 그 기세를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차우찬은 11경기(70이닝)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 중이다. 4월 5경기서 3승(무패)를 챙기면서 지난해 활약이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차우찬은 이후에도 연일 호투를 이어가면서 류중일 감독의 이쁨을 받고 있다. 5월 들어 5경기서 1승 2패로 다소 주춤했고, 지난 2일 한화전에서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는 등 최근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피칭 내용만 보면 부진하다고 말할 수 없다.
특히 11차례 선발 등판한 동안 단 한 차례도 초반에 무너진 적이 없다. 5월 14일 한화전에서 6.2이닝 4실점한 것이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7차례나 된다. 또 최근 3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수비 실책과 타선 지원이 없어 아쉬운 상황이 많았지만, 차우찬은 '에이스'다운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스스로의 공에 믿음을 가지면서 차우찬은 올 시즌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고 했다. 2009 시즌까지 덕아웃에서 한숨만 쉬던 그가 아니었다. 차우찬은 항상 어깨를 당당히 펴고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 180도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자신감이 몸에 밴 만큼 6월 목표도 다부지다. 지난 2일 한화전에서 6.2이닝 3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는 아쉬움 이후 남은 6월 등판 '전승'을 선언했다. 차우찬은 "6월에는 4승을 거둬야 하지 않겠느냐. 나가는 대로 모조리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실 농담섞인 발언이지만, 이는 올해 들어 차우찬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색다른 목표도 잡았다. 박현준과의 재대결, 그리고 LG전 완승이다. 올 시즌 차우찬은 LG와 두 차례 만나 1승 1패를 기록했다. 그 중 5월 8일 경기서는 7이닝 4실점(2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당시 LG 돌풍의 주역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박현준이 선발 맞상대로 나와 7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내용상 박현준에게 별로 밀릴 것이 없었던 차우찬은 그 경기 결과를 올 시즌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꼽았다.
'순둥이' 차우찬은 "LG를 잡고 싶다. 특히 박현준 선수와 다시 한 번 붙고 싶다"고 취재진도 살짝 놀랄 정도로 재대결을 열망했다. 시즌 초부터 다승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박현준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는 일종의 라이벌 의식이다.
차우찬은 확실히 달라졌다. '새가슴' 차우찬은 이제 더 이상 삼성에 존재하지 않는다. 기세등등한 좌완에이스의 올 시즌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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