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의 그림같은 축포였다.
'뉴 캡틴' 박주영(26, AS모나코)이 머리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최근 침체한 한국 축구계 분위기를 살리는데 앞장섰다.
박주영은 3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에 원톱으로 출전해 전반 9분 김영권이 왼쪽 측면에서 가로지르기 한 것을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경력에서 센추리클럽 가입을 향한 새로운 절반을 시작하는 51번째 경기에서 17호골을 넣었다.
지난 3월 25일 온두라스와 평가전에도 원톱으로 나서 후반 37분 감각적인 골을 터뜨리며 A매치 50번째 출전을 자축했던 박주영은 또 다시 골맛을 보며 조광래호의 확실한 최고성능 무기로 자리잡았다.
박주영의 위치 선정 능력은 대단했다. 플랫4 평균 신장이 187.5cm로 한국보다 2.3cm나 더 컸던 세르비아의 수비라인을 상대로 공중볼 다툼에서 밀리지 않았고, 때론 절묘한 드리블로 혼을 뺐다.
김영권의 가로지르기를 받아 시도한 헤딩슛도 일품이었다. 수비 앞공간에서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린 절묘한 헤딩으로 보얀 사라노프 골키퍼를 바보로 만들었다. 볼의 방향을 쫓던 수비라인은 아크 앞쪽에서 뛰어들어오는 박주영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만큼 타이밍이 절묘했다.
후반 8분 김영권의 골에도 박주영은 출발점 역할을 했다. 차두리가 오른쪽 구석으로 뛰어들어가자 수비 머리 위로 패스를 넣었다. 수비는 멍하니 박주영의 패스를 바라봤고, 볼을 잡은 차두리가 반대편으로 낮게 가로지르기를 시도해 김영권의 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박주영은 센스 넘치는 패스와 세트피스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킥을 보여주는 등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현 소속팀 모나코의 2부리그 강등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프랑스 리그1 상위권 팀 이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스스로 몸값을 드높인 멋진 활약이었다.
경기를 관전한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상대의 수비 공간을 깨는 전방에서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았다. 이청용과도 절묘한 호흡이었다"라고 칭찬했다.
박주영은 후반 37분 정조국(오세르)과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4만여 관중은 기립박수로 캡틴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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