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비룡군단' SK는 언제나 긴장상태다. 줄곧 선두를 유지하면서도 김성근 감독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못박는다. 하지만 계산에서 벗어난 뜻밖의 팀이 도와주고(?) 있어 그나마 웃음을 잃지 않는다. 바로 한화가 SK 선두 유지에 도우미가 되고 있는 것이다.
2일 현재 SK는 47경기를 치러 29승 17패 승률 6할3푼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2일 시즌 개막 후 한 차례도 2위로 내려앉은 적 없이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해 내달리고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불안하다. 구멍난 선발진과 화력의 침체로 김 감독은 언제나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선발진을 놓고서는 "하루살이다. 내일 선발은 나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근심이 깊다. 일본 오릭스에서 활약하는 박찬호의 2군 강등 소식을 듣고서는 "열흘 동안 (1군에) 못가니 SK에 와서 좀 던져주지, 두 번은 던질텐데"라는 농담까지 던졌다.
실제로 SK는 아직까지 완벽한 독주체제를 갖추지는 못했다. 2위 LG가 3게임 차로 추격하고 있고, 그 뒤로 중위권 팀들이 줄줄이 붙어있다. 3위 KIA는 LG와 1게임차, 4위 삼성은 KIA와 반게임차다. 5위 롯데는 삼성과 2게임차며, 6위 두산은 롯데와 1.5게임차다. 물고 물리는 관계로 매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는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김성근 감독은 행여나 어느 한 팀이 기세를 올려 바짝 치고 올라올까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와중에 김 감독은 무서운 반등세로 돌아선데다 가르시아의 영입 등으로 계속 화제가 되고 있는 한화에 대해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한화가 SK에게 고마운 존재인 덕이다.
한화는 시즌 개막 전부터 객관적인 전력상 최하위팀으로 분류됐고 실제로 4월 한화는 예상대로 꼴찌에 머물렀다. 하지만 5월 들어 상승곡선을 타면서 최하위서 탈출했다.
한화는 개막 후 지난 2일까지 1, 2위팀 SK와 LG에게 각각 8패(1승), 5패(1승)를 당해 확실한 열세를 보였지만, KIA와 4승 4패, 삼성에게 6승 3패, 롯데에게 3승 1패 1무를 기록하면서 중위권 팀들에게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제대로 했다. 두산과도 4승 4패로 동률을 이뤘다. 결과적으로 SK의 뒤를 쫓고 있는 경쟁팀들을 한화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비룡의 도우미가 된 셈이다.
순위예상을 묻자 김성근 감독은 "아직까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다. LG는 고비가 올 것이고, 두산은 한 번 치고 올라오면 바로 쫓아올 수 있다"고 진지한 답변을 했다. SK의 1위 자리도 안정권이 아님을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한화를 얘기하면서는 "괜히 이것저것 말했다가는 '야왕'에게 혼이 날라"고 미소를 머금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은 요즘 들어 '야왕'으로 불리는 한대화 한화 감독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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